베트남 중부 연이은 홍수·태풍에 ‘몸살’

2020-10-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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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절반 이상 피해...사망자 130명, 이재민 20만 넘어

‘몰라베’ 등 연이은 태풍 상륙에 당국 초긴장...130만 대피령

10월부터 시작된 연이은 폭우로 하띵성의 한 마을이 완전히 물에 잠겼다.[사진=VN익스프레스 캡처]

베트남 중북부 지방이 연이은 태풍과 기록적인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달 초부터 시작된 폭우와 태풍으로 일부 지방에서 사실상 도시 기능이 마비되고 사상자와 이재민이 속출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제18호 태풍 ‘몰라베’의 상륙 소식도 이어지면서 당국은 재해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올린 상황이다.

28일 베트남 정부공보와 현지 주요언론에 따르면 지금까지 베트남에서 홍수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각 지방성·시만 이 지역의 절반에 해당하는 12개 성에 이른다. 현재까지 사망자만 130여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재민은 20만명이 넘었다.

특히 중북부에서 하띵·꽝빙·꽝지 등 일부 지역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만 가구 수십만채가 파손되고 1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하띵성에서는 3만여 가구가 침수되고 약 4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꽝빙성에서는 10만여 가구가 파손되고 3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꽝찌성은 성 전체가 큰 피해를 입었다.

현재 이 지역들은 홍수와 태풍의 영향으로 전력과 상수도 공급이 불안정한 상태다. 또 폭우로 인한 산사태 등으로 주요 국도가 파괴돼 길이 끊겼다. 지난 11일에는 트어티엔후에성의 수력발전 댐 건설 현장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건물을 덮치면서 직원 17명이 매몰됐다. 여기에 군인 11명 등 구조대원 13명이 이들을 구조하러 나섰다가 다른 산사태로 목숨을 잃었다. 꽝찌성 흐응호아현 군부대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장병 22명이 전원 사망하는 참변까지 발생했다. 현지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 같은 동시다발적 대규모 피해는 1999년 대홍수 이후 처음이다.


 

트어티엔후에성의 수력발전 댐 건설 현장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 군부대 병력이 매몰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20년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 ‘몰라베’...각급인원 총동원령·재난대응 요령 등 마련

제18호 태풍 ‘몰라베(Molave)’가 28일 오전 11시께 베트남 중남부 지역에 다시 상륙했다. 20년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평가되는 몰라베의 상륙 소식에 당국은 적색경보를 발표했다. 베트남은 재해경보를 색깔별로 5등급으로 발표하는데, 이중 적색 등급은 △1단계(하늘색) 작은위험 △2단계(노란색) 중간위험 △3단계(오렌지) 큰위험 △4단계(적색) 광대역적 위험 △5단계(보라색) 최고재난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베트남 국가수문기상예보센터에 따르면 태풍 몰라베는 꽝응아이(Quang Ngai)성의 트아티엔후에(Thua Thien-Hue)와 푸옌(Phu Yen) 지역 사이에 최대 풍속 135km를 동반하고 상륙했다. 중심 기압은 960헥토파스칼(hPa)이다.

황푹람(Hoang Phuc Lam) 국가수문기상예보센터 부센터장은 ”18호 태풍이 상륙하는 일부 지역에서 폭우와 강풍이 최고 12등급이 될 수 있다“며 ”이 지역뿐만 아니라 태풍의 환류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 매우 넓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도 6급 이상의 강풍이 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통상 태풍 등급이 10~12등급인 경우 해안가에서 최대 10m의 파도를 일으킬 수 있으며, 시간당 500~700mm의 강우량을 기록할 수 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28일 오전 긴급재난대비 회의를 통해 "중부 지역의 수해 피해가 심각한데 이어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어업 활동 등을 중단하고 선박들의 출항을 금지하고. 댐과 저수지 등의 안전 규정도 다시 확인하며 군부대와 공안병력을 동원해 구조작업 등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11시 기준, 태풍 몰라베는 꽝응아이성에서 라오스 남부 지역으로 시속 25km 속도로 이동 중이다. 다만 최대풍속은 상륙직전 보다 약해져 60km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태풍의 영향으로 어선 2척과 어부 21명이 실종됐다. 상륙 직후 육지에서의 인명피해 상황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꽝응아이성은 도시 중심지역에서 수백개의 건물 지붕이 날아가고 일부 공공건물이 심하게 훼손되는 피해를 받고 있다. 상륙지점에 인접한 빈딘성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정전이 시작됐으며 관광지로 유명한 호이안의 대부분 지역은 침수 상황이다.

베트남 당국은 인근 항구에 11만척의 어선 대피와 지역주민 130만명에게 대피령을 발표했다. 이들 지역은 해수욕장 폐쇄, 각급 학교 휴교령과 모든 관공서 업무일시 중지가 내려졌다. 특히 산사태 위험이 높은 일부 고지대 주민 등에게는 즉각 소개령이 조치돼 수십만명이 피신 중이다.

당국은 긴급소집된 중앙재해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비상대기 체제에 돌입했다며 관할지역의 약 37만명의 공무원과 군인, 경찰, 민간인 등을 대상으로 동원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태풍 상륙에 따라 수일 동안 지속될 수 있는 폭우, 침수, 단절에 대비해 물과 식량, 생활필수품을 우선적으로 비축할 것을 지시하고 시민 재해예방 4대 준칙(현장대응요령)을 통보한 상황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몰라베 태풍은 최대 12시간 베트남 중남부 지역에 머무르면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응우옌쑤언끙 농업농촌개발부장관 겸 중앙재난대책본부 상임부위원장은 "지역 주민들은 태풍상황이 종료될까지 외부활동을 일체 중지하고 안전지역에서 대기해야 한다"며 "중앙대책본부 각급 요원들은 본부의 지시에 따라 구조작업을 진행해야 하고 돌발상황에 대비해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28일 오전 상륙한 태풍 몰라베의 영향으로 꽝응아이성 시내도로의 가로수가 송두리째 뽑혀있다[사진=VN익스프레스 캡처]
 

제19호 태풍 몰라베의 영향으로 광응아이성 푸옌현의 한 공연시설물이 크게 파손됐다. [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28일 오전, 호이안 반당거리가 태풍의 영향으로 강이 범람해 0.5m 이상 물이 차올랐다.[사진=VN익스프레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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