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사상 최대 규모로 쏟아져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22.19p(0.8%) 내린 2만7463.19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10.29p(0.3%) 밀린 3390.68에 마감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2.41p(0.64%) 뛴 1만1431.35에 장을 마쳤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7만1000여명으로, 일주일 동안 50만명의 환자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유럽 상황은 더 심각하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그야말로 '통제 불능' 상태에 접어들었다. 앞서 내놓은 조처에도 확산세가 사그라지지 않자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전면 봉쇄'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유럽 내 최대 감염지인 프랑스는 그야말로 '통제 불능' 상태에 접어들었다. 야간 통행 금지 조처에도 하루에 5만명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있어서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파리와 리옹, 마르세유 등 3개 도시를 전면 봉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독일 빌트지가 전날 보도했다. 확산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정부가 '전면 봉쇄'라는 칼을 빼 들지를 관심이 쏠린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다. 미국의 주요 여론조사 결과의 평균치를 내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양상이다. 바이든 후보가 7.4%p 앞서고 있지만, 일주일 전(8.6%p 차)과 비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많이 따라잡은 셈이다.
두 후보 지지율이 한 자릿수 격차를 보이면서 선거 이후 명확하게 승자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 대한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 투표=사기'라는 프레임을 씌우며 대선 패배 불복을 시사한 바 있다.
또 미국 연방대법원이 이번 대선의 핵심 경합 주(州)인 위스콘신의 우편투표 개표 시한 연장 불가 방침을 확인한 점도 이런 우려를 더 키웠다. 대법원은 선거 당일까지만을 유효 개표 날짜로 최종 판결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우편투표에서 앞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판결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기업 투자 관련 경제 지표는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미국 상무부는 9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주문이 전월 대비 1.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0.4%)를 크게 넘어섰다. 국방 분야를 제외한 내구재 수주가 3.4% 늘어나면서 회복세를 주도했다. 반면 기업의 투자 지표인 항공기를 제외한 비(非)국방 자본재 수주는 전월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소비지표는 부진했다. 콘퍼런스보드는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00.9라고 발표했다. 전월치(101.3)보다 소폭 내린 것. 시장 예상(102.0)에 미치지 못했다.
대서양 건너 유럽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는 1.12% 빠진 3070.60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77% 내린 4730.66에, 독일 DAX지수는 0.93% 하락한 1만2063.57에 각각 마감했다. 영국 FTSE지수는 1.09% 밀린 5728.99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멕시코만의 열대성 폭풍 예보로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6% 상승한 39.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72% 오른 40.75달러를 가리켰다.
금값도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3%(6.20달러) 상승한 1911.90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