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 코로나19 여파…생명·연금보험 사업 분사 결정

2020-10-2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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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수익 악화…국내 재진출 가능성 낮아

글로벌 보험회사인 AIG가 생명·연금보험 사업을 분사해 손해보험에 집중하기로 했다. 생명보험업이 코로나19 여파와 저금리기조 장기화로 수익이 악화된 탓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미 생명보험 부문을 AIA생명에 내준 만큼, 국내 시장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AIG는 26일(현지시간) 브라이언 두퍼로 최고경영자(CEO)를 대신해 피터 자피노 사장을 선임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AIG의 생명·연금보험 부문은 전체 자산(5690억달러)에서 절반 수준이다. 연간 매출은 전체의 33%다.
생명·연금보험 부문 분사는 칼 아이칸, 존 폴슨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주장했던 개혁안이다. 앞서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 주주총회에서 안건에 올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에는 AIG 안팎에서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 힘을 받았다.

하지만 5년 만에 전략을 수정한 데에는 코로나19와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수익률 악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IG의 생명·연금보험 부문은 고객들이 낸 보험료 상당분을 대형 채권 포트폴리오에 투자하고 있다. 채권투자는 저금리에서는 이윤이 낮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보험청구액은 무려 1억8500만달러에 이르러 생명·연금보험 부문이 손실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전망도 어둡다. 올해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재물·상해보험 업종 지수는 9.5% 상승했다. 반면, S&P 생명·건강보험 업종 지수는 27.7% 급락했다.

다만, AIG의 이번 분사가 국내 보험시장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AIA생명으로 소속과 이름을 바꿔 영업을 진행하고 있는 데다, 국내 생명보험시장의 성장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서 생명보험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데다, 국내 생명보험시장의 성장 전망도 부정적"이라며 "AIG가 국내 시장에 재차 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IG는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기간 붕괴하며 미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목숨을 부지한 바 있다. 국유화됐던 AIG는 최대 1850억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 자금을 이후 4년 만에 갚고 다시 민간기업이 됐지만, 규모는 절반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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