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 '50억불 규모 대리 무장' 박차...中제재에도 추가 수출 발표

2020-10-2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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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용 미사일에서 MD시스템까지...'무인 정찰기'도 추가 판매 예정

中 거센 반발, 美군수업체 상대 제재 발효...실효성 없는 상징적 제재

미국이 대만에 대량의 첨단 무기를 추가 판매하며 중국과의 갈등세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영유권 분쟁이 한창인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군 전력을 증가하자, 미국은 대만을 '대리 무장'시키는 모양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EPA·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미국 국무부가 대만에 대한 23억7000만 달러(약 2조6695억원)어치의 무기 수출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닷새 전인 지난 21일에도 18억 달러(약 2조300억원) 규모의 무기 수출을 승인해, 미국은 일주일 사이 41억7000만 달러(약 4조6979억원)어치의 첨단 무기를 대만에 내어준 것이다.

이번에 승인된 무기는 보잉이 개발한 '하푼 해안 방어 시스템'(HCDS·Harpoon Coastal Defense Systems) 100대다. 해당 발사체 1대당 'RGM-84L 하푼 블록Ⅱ' 지대함미사일 4기(총 400기)를 발사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21일에는 록히드마틴의의 트럭 기반 로켓 발사대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보잉사의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인 'SLAM-ER',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F-16 전투기용 외부 센서 등 3종의 무기를 판매했다.

당시 미국은 대만에 방어용이 아닌 공격용 무기에 해당하는 공대지 미사일을 판매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8월 대만은 향후 10년간 620억 달러(약 70조원)를 들여 록히드마틴의 최신 전투기인 'F-16' 66대를 도입하기로 최종 계약했는데, SLAM-ER은 F-16를 통해 지상 폭격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앞서 "전주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에 총 50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5번에 걸쳐 수출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국무부가 의회에 제출한 판매 보고서의 내용을 종합해봤을 때, 미국의 군수기업 제너럴 아토믹스가 생산하는 무인 정찰기(드론) 'MQ-9'도 조만간 대만에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행정부는 미사일 관련 기술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 합의인 미사일기술 통제체제(MTCR)의 규정 해석을 변경하면서 미국산 무인기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MQ-9의 대만 판매가 그 첫 사례다.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만에 대한 첨단 무기 수출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중국 군당국이 최신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17'(東風-17)을 배치하고 미사일 기지를 강화하는 등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대비한 무장을 강화하자 미국 정부가 직접적인 충돌은 피한 채 대만을 앞세워 중국의 군사 행보를 저지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16일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에스핀 안보포럼 연설에서 "중국은 10~15년 안에 대만을 침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이라면서 "대만도 이에 대비해 군사력을 증강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만 정부는 이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지난 21일 대만 국방부는 "이번 무기 수입이 적의 위협으로부터 방어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무기 수출을 허용한 미국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이번 무기 판매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과 대만해협의 전략적 입지를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대만은 미국과 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반면, 중국 정부의 반발은 거세다. 같은 날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정부가 미국의 록히드마틴과 보잉, 레이시언 등 3개 업체뿐만 아니라 무기 판매에 관여한 미국 인사와 기관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이날 자오 대변인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중국은 이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방산업체가 이미 중국을 상대로 한 무기 판매를 광범위하게 금지하고 있어 제재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와 제재 대상인 보잉·레이시언 등은 공식 논평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날 미국 국무부는 대만에 대한 추가 무기 판매 결정을 내놨다.
 

보잉이 개발한 '하푼 해안 방어 시스템' 모습.[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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