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가 사흘째 치러지고 있는 27일도 빈소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 전현직 부처 장관들과 여야 정치인, 재계 인사·경제 단체장, 주한 외국 대사들도 빈소를 찾아 이 회장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아침부터 빈소를 방문한 데 이어 최철원 M&M 사장, 추머 모세 주한 헝가리 대사,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이 잇따라 조문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오전 10시 38분께 도착해 고인을 애도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구 회장은 "우리나라 첨단 산업을 크게 발전시키신 위대한 기업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재계 어르신분들이 오래 계셔서 많은 가르침을 주면 좋은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재계 큰 어르신이라 조문 왔다"면서 "(빈소에서) 유족분들에게 인사드리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문화예술 분야의 세계화에 큰 도움을 주셨던 분이다"며 고인의 업적을 되새겼다.
전‧현직 삼성 사장단도 빈소를 찾았다. 육현표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이윤태 전 삼성전기 사장,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홍원표 삼성SDS 사장,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이 조문했다.
경제단체에선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임현진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장, 제프리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빈소를 방문했다.
문화예술체육계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연기자 윤여정과 피아니스트 조성진,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피아니스트 백건우, 야구선수 박찬호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아울러 미하엘 라이펜슈톨 주한독일대사, 후안 이그나시오 모로 주한 스페인 대사, 요안너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 응우옌부뚱 주한 베트남 대사 등도 빈소를 찾아 자국 정부의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
삼성 측은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를 간소한 가족장으로 치르겠다며 조문과 조화를 사양한다고 밝혔지만, 이 같이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 장례는 4일장으로 발인은 28일 오전이다.
한편 원불교는 가족장과는 별도로 고인의 장례를 교단장으로 진행한다. 이 회장은 생전 원불교와 깊은 관계가 있었다. 장모인 고 김윤남씨의 권유로 원불교에 입교했다. 이 회장의 원불교 법명은 중덕(重德), 법호는 중산(重山)이다. 원불교는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천도재(薦度齋)를 서울 흑석동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진행한다. 오는 31일부터 12월 12일까지 매주 토요일 천도재를 진행한다. 11월 8일에는 전북 익산의 중앙총부에서 추도식을 갖고 고인의 명복을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