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3일 대선 전 마지막 '양자대면'이 될 3차 TV 토론회에서 뚜렷한 승자가 갈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주가량 남은 대선의 마지막 판세를 뒤엎을 만한 '묵직한 한방'은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22일 밤 9시부터 90분간 진행한 3차 미국 대선 대통령 후보 TV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한 치의 양보 없는 격론을 벌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말 끼어들기로 난장판이 연출됐던 지난달 29일 1차 토론회에 비해 이날 토론회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양 후보가 실질적인 토론을 이어갔다.
상대 후보에 대한 발언 방해 행위를 막기 위해 미국 대선 토론회 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음소거 버튼' 덕이었다. 양측은 상대 후보의 개입 없이 각각 2분간 답변을 개진했고, 한쪽 발언이 끝나면 진행자의 조율 맞춰 반박과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토론회의 최종 승자는 '음소거 버튼'이었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 비해 차분히 토론에 임하며 '정상적인 사람'처럼 보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 후보의 발언을 메모하는 모습도 나와 이전 토론회에선 볼 수 없었던 진풍경도 포착됐다.
한편,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의 공세에 휘말리지 않으면서도 준비한 공세를 비교적 잘 마무리했다는 진단이다. 다만, 바이든의 경우 토론회 후반부 몇 차례 공세에 휘말릴 수록 약간씩 말을 더듬으며 토론 관례에 어긋나는 시계를 쳐다보거나 5초 간의 정적을 자아내기도 했다.
인종 차별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8년 동안 부통령에 재임하며 한 일이 없다고 몰아붙이자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 때문(Republican Congress)"이라며 말실수를 한 탓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선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민주당이 의회의 다수파를 차지했던 적도 있었다"며 "의회 탓을 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WP의 루스 마커스 칼럼니스트는 "트럼프 대통령 태도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바이든 후보를 흔드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고, 데이비드 베일러 칼럼니스트는 "대선 판세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 현명한 진단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CNN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첫 번째 토론과 비교해 훨씬 더 차분해졌지만, 대선 판도를 바꿀 순간을 얻지 못했다"고 논평했다.
다만, 토론회 직후 유권자 585명을 상대로 실시한 CNN의 전화 여론조사(오차범위 ±5.7%P)에서 응답자의 53%가 이날 토론회의 승자로 바이든을 꼽았고, 트럼프가 승자라고 답한 유권자는 39%에 그쳤다.
다만, 지난 1차 토론회 당시 같은 조사에서 바이든의 승리를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62%였으며 트럼프는 31%에 불과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은 코로나19 사태와 대북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등장과 동시에 코로나19 대응 실패 여론을 정면 돌파하려 했지만, 바이든 후보로부터 거센 공세를 돌려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신속한 대응으로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면서 "코로나19는 곧 없어질 것이고 백신이 몇 주 내에 도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트럼프는 명확한 계획이 없고 백신이 나올 가능성도 없다"면서 "그는 우리가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는 "솔직히 말하자면, 상황이 여기까지 온 것은 나의 잘못이 아닌 것은 물론, 조의 잘못도 아니다. 전적으로 중국의 잘못"이라면서 중국의 코로나19 책임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미국의 대외정책 중 북핵 문제가 가장 큰 비중으로 다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협상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자신이 전쟁을 막고 수백만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치적을 자찬하며 전임 오바마 정권의 기조를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바이든은 김정은 위원장을 '폭력배'(thug), '유럽 침공 이전의 아돌프 히틀러' 등에 빗대며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들에 우호적이라는 메세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아울러 과거 부통령을 역임하던 시절 경험을 언급하며 강력한 억제 정책의 필요성 등 북한 정권에 대한 강경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다만, "핵능력을 축소하는 조건"으로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고도 밝혀 제한적이나마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외에도 두 후보는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사회의료보험 정책, 흑인 인종 차별과 경찰 개혁 문제,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기후위기 문제 등과 관련해 정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며 열띤 논쟁을 벌였다.
WP는 이날 토론회의 마지막 질문이 두 후보 사이의 극명한 차이를 끌어냈다면서 양측이 확연히 다른 비전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진행자인 크리스틴 웰커 NBC 기자가 마지막 질문으로 대선 당선 후 취임식에서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은 국민에게 무슨 말을 전할 것인지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성공으로 가는 길에 있다. '경제 성과'가 나라를 통합할 것"이라면서도 "바이든의 당선은 나라를 이전엔 겪어보지 못한 침체로 몰고 갈 것"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반면, 바이든은 "나는 미국의 대통령이라고 말할 것"이라며 "나를 뽑지 않은 이들을 포함해 모두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해 국가 통합의 의지를 강조했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22일 밤 9시부터 90분간 진행한 3차 미국 대선 대통령 후보 TV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한 치의 양보 없는 격론을 벌였다.
[출처=유튜브/MSNBC]
CNN "53:39, 바이든 승리"...그래도 최종 승자는 '음소거 버튼'?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말 끼어들기로 난장판이 연출됐던 지난달 29일 1차 토론회에 비해 이날 토론회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양 후보가 실질적인 토론을 이어갔다.
상대 후보에 대한 발언 방해 행위를 막기 위해 미국 대선 토론회 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음소거 버튼' 덕이었다. 양측은 상대 후보의 개입 없이 각각 2분간 답변을 개진했고, 한쪽 발언이 끝나면 진행자의 조율 맞춰 반박과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토론회의 최종 승자는 '음소거 버튼'이었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 비해 차분히 토론에 임하며 '정상적인 사람'처럼 보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 후보의 발언을 메모하는 모습도 나와 이전 토론회에선 볼 수 없었던 진풍경도 포착됐다.
한편,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의 공세에 휘말리지 않으면서도 준비한 공세를 비교적 잘 마무리했다는 진단이다. 다만, 바이든의 경우 토론회 후반부 몇 차례 공세에 휘말릴 수록 약간씩 말을 더듬으며 토론 관례에 어긋나는 시계를 쳐다보거나 5초 간의 정적을 자아내기도 했다.
인종 차별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8년 동안 부통령에 재임하며 한 일이 없다고 몰아붙이자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 때문(Republican Congress)"이라며 말실수를 한 탓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선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민주당이 의회의 다수파를 차지했던 적도 있었다"며 "의회 탓을 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WP의 루스 마커스 칼럼니스트는 "트럼프 대통령 태도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바이든 후보를 흔드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고, 데이비드 베일러 칼럼니스트는 "대선 판세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 현명한 진단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CNN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첫 번째 토론과 비교해 훨씬 더 차분해졌지만, 대선 판도를 바꿀 순간을 얻지 못했다"고 논평했다.
다만, 토론회 직후 유권자 585명을 상대로 실시한 CNN의 전화 여론조사(오차범위 ±5.7%P)에서 응답자의 53%가 이날 토론회의 승자로 바이든을 꼽았고, 트럼프가 승자라고 답한 유권자는 39%에 그쳤다.
다만, 지난 1차 토론회 당시 같은 조사에서 바이든의 승리를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62%였으며 트럼프는 31%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북한 비핵화' 뜨거운 감자
이날 토론회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은 코로나19 사태와 대북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등장과 동시에 코로나19 대응 실패 여론을 정면 돌파하려 했지만, 바이든 후보로부터 거센 공세를 돌려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신속한 대응으로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면서 "코로나19는 곧 없어질 것이고 백신이 몇 주 내에 도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트럼프는 명확한 계획이 없고 백신이 나올 가능성도 없다"면서 "그는 우리가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는 "솔직히 말하자면, 상황이 여기까지 온 것은 나의 잘못이 아닌 것은 물론, 조의 잘못도 아니다. 전적으로 중국의 잘못"이라면서 중국의 코로나19 책임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미국의 대외정책 중 북핵 문제가 가장 큰 비중으로 다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협상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자신이 전쟁을 막고 수백만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치적을 자찬하며 전임 오바마 정권의 기조를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바이든은 김정은 위원장을 '폭력배'(thug), '유럽 침공 이전의 아돌프 히틀러' 등에 빗대며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들에 우호적이라는 메세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아울러 과거 부통령을 역임하던 시절 경험을 언급하며 강력한 억제 정책의 필요성 등 북한 정권에 대한 강경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다만, "핵능력을 축소하는 조건"으로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고도 밝혀 제한적이나마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외에도 두 후보는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사회의료보험 정책, 흑인 인종 차별과 경찰 개혁 문제,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기후위기 문제 등과 관련해 정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며 열띤 논쟁을 벌였다.
WP는 이날 토론회의 마지막 질문이 두 후보 사이의 극명한 차이를 끌어냈다면서 양측이 확연히 다른 비전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진행자인 크리스틴 웰커 NBC 기자가 마지막 질문으로 대선 당선 후 취임식에서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은 국민에게 무슨 말을 전할 것인지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성공으로 가는 길에 있다. '경제 성과'가 나라를 통합할 것"이라면서도 "바이든의 당선은 나라를 이전엔 겪어보지 못한 침체로 몰고 갈 것"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반면, 바이든은 "나는 미국의 대통령이라고 말할 것"이라며 "나를 뽑지 않은 이들을 포함해 모두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해 국가 통합의 의지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