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이후 여행이 달라졌다.
감염병 지속은 각종 모임과 다중시설 이용을 제한하게 했다. 여기에 비대면을 위해 콘크리트 안에서 온라인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했다. 사람들은 콘크리트에 갇혀 지내는 주거환경에 지쳤고 이들에게 땅과 공원을 찾게 했다.
이 갈증은 아이들의 자연학습과 같은 생태계와의 교감을 필요로 했다. 이에 따라 자연 체험을 위한 생태여행은 이 시대에 더욱 중요해졌다. 생태여행은 자연으로 떠나는 여행이기보다는 자연을 만나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언택트 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여행 방식은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생태여행의 매력은 원시 그대로의 자연과 어울리는 낭만이다. 여기에서 감염병 시대 이전에는 깨닫지 못했던 생태적 자연의 소중함을 경험한다.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생태여행객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여행 장소는 산, 바다, 강, 호수 등의 자연 휴양지로 이 가운데 산이나 계곡이 인기를 끌었다. 여행 기간은 장기 여행보다는 1박 2일 등의 단기 여행을 선호했다.
이처럼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으면서 가족과 머물 수 있는 생태 여행지를 찾는 캠핑족이 늘고 있다. 캠핑족들은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한두 시간 거리에 있는 지역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2시간 정도 거리에 최적의 생태 여행지가 있다. ‘하늘이 내린 살아 숨 쉬는 땅’ 강원 화천군이다. 접경 지역인 화천군은 화악산 등 1,000m가 넘는 산들과 수십 년 동안 이어진 군사시설보호구역 탓에 자연 생태계가 체계적으로 잘 보전되어 있다.
화천군의 이 같은 지리적 상황은 비대면 여행에 필요한 생태계와의 균형적인 만남을 자연스럽게 갖추게 했다. 이를 위한 평화의 댐 오토캠핑장, 만산동 국민 여가 야영장, 간동면 숲속 야영장 등의 시설들이 있다.
이 자연 휴양지들은 도심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생태적 자연학습을 경험하게 한다. 이곳에서 짧지만, 생태계와 만남과 교감이 이뤄진다.
하지만 화천지역의 먹거리 개발은 숙제로 남아 있다. 여행객들은 화천 하면 딱히 떠오르는 먹거리가 없다고 한다. 이 때문에 맛난 캠핑을 위해 다른 지역에서 먹거리를 준비해 오는 실정이다.
화악산 부근 캠핑장을 가족과 함께 자주 찾는다는 박선옥 씨(서울 은평구)는 “다른 지역의 캠핑장을 다녀봤지만, 여기처럼 자연과 가까운 환경을 갖춘 캠핑 여행지는 없는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해마다 친구들 모임을 캠핑장에서 갖는다는 황완기(인천 연수구) 씨는 “집에서 가까워서 좋고 깊은 산이 있어서 좋고 깨끗한 계곡이 있어서 좋고 다 좋은데 특별한 먹거리가 없다”며 “춘천이나 포천 음식을 사서 온다”고 했다.
화천지역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는 A 씨는 “주말이나 연휴에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또 “손님들이 여기 와서 먹거리를 찾는데 특별히 추천하지 못하고 있다”며 “손님들이 삼겹살보다 닭갈비나 이동갈비를 즐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경택 화천군 관광정책과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생태관광을 즐기려는 도시인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화천군에는 훼손되지 않은 생태적 자연들이 풍부하게 남아 있으므로 이 생태계를 지키면서도 생태관광을 활용하는 정책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