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금융권에서 첫 '분기 순익 1조원'을 달성했다. 이로써 올해 KB금융의 '리딩금융그룹' 탈환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KB금융은 올해 3분기에 1조16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2263억원) 늘어난 규모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은 1년 전보다 3.6%(1008억원) 증가한 2조8779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비이자 부문이었다. KB금융의 3분기 순수수료이익은 78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2084억원) 급증했다. 이는 순이자이익 증가분(1408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증권의 수수료 실적이 개선됐고, 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ELS) 판매실적에 힘입어 상반기에 부진했던 신탁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그룹의 비은행부문 수수료이익 비중은 지난해 3분기 50.9%에서 올해 3분기 63.0%로 크게 확대됐다.
3분기 순이자이익은 2조46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6.1%(1408억원) 증가했다. 비이자 부문보다는 성장세가 축소됐으나,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세에 선방했다는 평가다. 3분기 그룹과 은행 NIM(누적 기준)은 각각 1.77%, 1.52%로, 전분기 대비 1bp(1bp=0.01%포인트)씩 떨어졌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19bp, 17bp 급감한 수치다.
KB금융은 2017년 이후 3년 만에 '리딩금융' 지위를 되찾을 가능성이 커졌다. 상반기 신한금융 순익은 1조8055억원으로 KB금융(1조7113억원)에 앞섰다. 시장에서는 3분기 신한금융이 9500억원 수준의 당기순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누적 기준으로 KB금융이 리딩금융을 차지하게 된다. '라임 사태'와 관련해 신한금융이 관련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탓에, 연간 기준으로도 KB금융이 리딩금융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3조 클럽'은 무난히 지킬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순이익은 윤종규 회장이 취임한 2014년 1조4000억원에서 2017년 3조3000억원으로, 취임 3년 만에 2.4배 성장하며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이후에는 3년 연속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는 과제로 떠올랐다. 주력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의 3분기 당기순익은 635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4%(660억원) 줄어들었다. 순이자이익(1조7172억원)이 6.8%(1095억원) 늘었으나, 충당금을 1174억원 쌓은 영향이 컸다. 지난해 3분기에 쌓은 충당금(313억원)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KB손해보험의 3분기 순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7.1%(251억원) 급감했으며, KB생명보험은 26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KB금융 재무총괄(CFO)인 김기환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오랜 숙원이었던 우량 생명보험사(푸르덴셜생명)를 인수하면서 KB금융은 보험업에서도 의미 있는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금융권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며 "중장기적으로 푸르덴셜생명의 우수한 채널과 그룹의 다양한 그룹서비스를 접목한 프리미엄 영업모델을 구축하고, 디지털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