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 그룹의 주식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수종 변호사가 재판에서 "주가조작 가격과 시기를 특정해 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아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생긴다는 취지다.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는 검사 출신인 박 변호사는 직접 변론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검찰 측은 "해당 내용(주가를 특정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에 대해 구속단계 등에서 계속 설명해 왔다"면서도 "똑같은 주장을 계속하니 재판 진행과정에서 간략하게 의견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 주장이 무엇인지는 이해하겠다"면서도 "해당부분 필요한 지는 보면서 진행하겠다(=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변호인 측은 박 변호사의 행위가 시세조종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 측은 상상인 그룹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입한 것이 '시세조종행위'가 아닌 '투자'라는 입장이다. 상상인 그룹 주식이 투자 가치가 있어 주식을 사들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변호인 측은 "박 변호사의 행위가 왜 시세조종인지 설명 되지 않았다"며 "박 변호사의 주식 잔고수량은 2년간 계속해서 늘어나기만 했다. 차익실현 부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해당 주장에 대해서는 '잔고가 늘어나기만 했다는 사실만으로 시세조종혐의가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하루에 10주를 사고 8주를 팔면 잔고는 2주 늘어나고, 이를 통해 시세조종이 가능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박 변호사는 7개 차명법인과 30개 차명계좌를 이용해 상상인 주식 최대 14.25%를 보유하고 보고하지 않았으며 상상인 주식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1년 4개월 동안 시세조종을 한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차명으로 지배한 상장사의 자금도 최소 수백억원 이상 동원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한다. 다만 검찰은 상상인 주가 부양을 노리고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와 박 변호사가 공모한 사실이 있는지는 정확히 밝혀내지 못해, 공소사실을 분리해서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