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감 백신 접종 준비 (서울=연합뉴스)
최근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뒤 숨진 사망자 수가 두 자릿수로 불어나면서 접종자나 예정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사망자는 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일주일새 전국적으로 독감 예방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나온 데 이어, 22일에는 강원 춘천과 경남 창원 등에서도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이에 따라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전국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모두 17명이 됐다.
같은 날 강원 춘천에서도 동네 의원에서 독감백신을 맞은 80대 남성이 숨졌다. 보건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그는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독감 예방을 위한 백신이 오히려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이 되자 보건소나 병·의원 등에는 안전성이나 증상, 백신 제품명을 묻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또 일부는 접종을 포기하거나 미뤄 병원 등의 대기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부산시 내 독감 백신 접종 가능 기관 중 규모가 가장 큰 인구보건복지협회의 경우, 하루 600~700건 접종했지만 최근 사망 사례가 나오면서 21일에는 400건으로 감소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직장인 B(30)씨는 "부모님에게 백신을 권유했다가 최근 잇따른 사망 뉴스를 보고 올해는 맞지 말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독감 백신 접종으로 불안감을 더 키우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독감 예방접종 사업에 제동을 걸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사망자들이 맞았던 백신이라도 접종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의 지적에 대해 "그 부분도 검토했으나, 아직은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희와 전문가의 판단이었다"고 답했다.
정 청장은 "현재까지 사망자 보고가 늘기는 했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조사반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