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빅히트 '위버스', 덕질의 새로운 플랫폼이 되다

2020-10-22 14:00
  • 글자크기 설정

증권가, '위버스'가 빅히트의 미래 성장 동력될 것 예측

[사진= 위버스 앱 캡처]

"확장하는 팬덤 시장을 잡아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온 덕질의 창구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에서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무대를 응원할 때 쓰이는 풍선이 LED 기능을 갖춘 응원봉으로 진화하듯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는 지속적인 변화를 거듭해왔다. 음악방송, 콘서트를 가야만 볼 수 있었던 아이돌 그룹을 온라인, 모바일에서 실시간으로 댓글 혹은 문자를 주고 받으며 쌍방향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최근 덕질의 경향은 좋아하는 연예인과 비대면 소통하는 유료 서비스에 관심이 높다. 예전처럼 콘서트에 가고, 굿즈를 사고, 팬클럽에 가입하는 건 변함없지만, 비대면 소통을 통해 스타와 팬의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의 반응이 좋다. 이같은 변화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입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새로운 수익 창구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런칭한 '위버스(WEVERSE)'가 자리잡았다. 

◆ 빅히트, '위버스'로 글로벌 팬덤 생태계 구축 선언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도 2019년 글로벌 팬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런칭했다. 위버스는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소통은 물론 미디어와 커머스 기능을 아우르며 글로벌 팬덤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시작으로 인수합병한 여자친구, 세븐틴이 위버스에 커뮤니티를 오픈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9월 말 발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위버스 가입자는 1500만 명 이상에 이른다.

위버스는 쌍방형 소통에 아티스트가 직접 제안한 해시태그 이벤트, 챌린지 등을 독려, 새로운 덕질놀이를 만들어냈다. 또 유료 콘텐츠, 공식 팬클럽, 앨범 구매 등을 한 번에 연동할 수 있도록 해 커머스 기능을 강화했다. 최근 진행된 방탄소년단의 온택트 공연 '방방콘 The Live', 'BTS 맵 오브 더 솔 원'(BTS MAP OF THE SOUL ON:E)은 티켓 결제, 공연 관람, 상품 구매까지 위버스에서 이뤄졌다.

MD를 판매할 구좌, 온라인 공연을 태워보낼 '플랫폼'의 필요성이 절실한 시점, 빅히트는 발 빠르게 이를 사업적으로 활용했다. 코로나19가 오기 전부터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선보였던 빅히트는 현재 이를 통해 멤버십을 운영하고, '위버스샵'으로 티켓·MD 판매하고 온라인 공연까지 송출하는 등 창구를 일원화했다. 타 기획사들이 네이버를 통해 온라인 콘서트를 선보인 것과 달리,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로 공연을 판매해 화제를 모았다.

소속사가 론칭한 플랫폼이지만 타 소속 아티스트가 입점할 수 있는 것도 흥미롭다. 현재 선미, 씨엘, 피원하모니가 위버스에 입점했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팬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팬클럽을 지원해야 하는데, 여력이 없다보니 위버스가 또 하나의 대안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위버스 관계자 역시 "국내외 다수의 아티스트들이 위버스 입점을 위해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팬의 입장에서 본다면 '위버스'는 안티가 없는 자신들만의 놀이터이기 때문에 마음껏 콘텐츠와 돈을 쏟아부을 수 있는 아지트라는 점이 가장 큰 차별 포인트다. 기존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일수도 있지만 안티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팬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댓글도 감수해야했던 것.

하지만 '위버스'와 같은 엔터테인먼트에서 관리, 운영하는 커뮤니티 앱은 특정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들이 모일 수 있고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안티는 철저히 관리, 차단해준다. 스타와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커뮤니티라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 증권가, '위버스'로 빅히트의 미래 가치 높게 본다

빅히트는 위버스 덕을 톡톡히 봤다. 공연 매출이 고꾸라진 상황에서 위버스샵을 포함한 위버스의 매출은 2019년 31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127억원으로 급증했다. 회사 매출의 단 9.7%에 그치던 비중이 1년 만에 38.3%로 4배 이상 커졌다. 

위버스의 시장 반응도 양호하다. 위버스 애플리케이션은 구글과 애플 양대 플랫폼 합계 1000만 다운로드를 상회하고 있다. 위버스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지난 8월 기준 470만 명으로 런칭 이후 꾸준히 증가세다.

이같은 쌍방향 커뮤니티의 매력에 '위버스'와 같은 커뮤니티 앱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 증권사들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팬덤 대상 사업과 유통 플랫폼 ‘위버스‘가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증권가는 빅히트가 이번 상장으로 유입된 자금을 플랫폼 서비스의 고도화에 활용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위버스에 대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만의 차별점은 글로벌시장에서 최초로 출범한 팬덤 전문 플랫폼 위버스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향후 팬과 스타의 ‘소통’ 공간, 독점 콘텐츠를 활용한 ‘구독’ 비즈니스모델, 각종 상품과 콘텐츠가 유통되는 ‘커머스’, 특히 온라인 공연의 주요 매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바라보는 팬덤 경제의 총 시장 규모는 7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간접 참여형 매출의 플랫폼화에 주목했다.

유안타증권은 위버스를 빅히트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평가했다. 이 증권사는 위버스 매출액이 올해 2000억원에서 내년 51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셜미디어 통계 서비스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BTS 공식 트위터 계정의 팔로워 수가 현재 2998만명에서 내년말 4361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을 근거로 트위터 팔로워 수 대비 위버스 가입자 수는 현재 약 ‘100대31’인데, 이 비율이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팔로워 수 추정치를 바탕으로 위버스 실적을 추정, 분석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위버스는 콘텐츠 제작과 유통을 내재화해 외부 플랫폼에 지급해야 했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었다”며 “동시에 아티스트와의 소통·공연 관람·MD 구매 등을 가능케 해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록인 효과’가 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위버스에서 활동하는 이용자들은 비용을 지불하고 BTS의 콘텐츠를 소비하려는 목적이 뚜렷하다”며 “이 때문에 편의성 등을 목적으로 이용하는 다른 플랫폼 대비 높은 이용자당 가치 산정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