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5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미래 상황을 예측해 답변해야 하는 문항이 있어 통계가 오염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시작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 질문 중에는 '지난 일주일(10월 25∼31일) 동안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을 했나'라는 문항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 측은 이 문항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과거에 했던 것처럼 답변하라고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용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일용직은 '찍기'로 답변을 할 수밖에 없다.
인구주택총조사는 특정 시점에 인구·가구·주택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를 파악하는 조사다. 5년에 한 번씩 국내 전체 가구의 20%를 대상으로 진행되기에 규모가 크다.
통계청 측은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조사를 늘리려다 보니 조사 시작을 앞당기며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며 "전화를 걸면 수정도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내달 1일부터는 비대면 조사도 함께 시작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경준 의원에 따르면 21일을 기준으로 응답 대상자의 13.9%가 응답을 했으며, 수정을 할 가능성도 낮아 통계오염의 우려는 여전하다. 유 의원은 지난 2015년 통계청장을 지내면서 인구주택총조사를 이끌기도 했다.
유 의원은 "비대면 조사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조사 시기를 내달 1일 이후로 해야 했다"며 "조사 대상 기간 이전에 응답을 받으며 오차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