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21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이차전지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0’에 참가 사실을 알리면서 저마다 자사의 차세대 배터리 신기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 성능 vs 안전
LG화학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 1위 기업인 만큼, 인터배터리 참가업체 중 최대 규모(315㎡)의 부스를 마련했다. ‘우리는 배터리의 미래를 위해 인간의 삶에 과학을 연결합니다’라는 뉴 비전을 접목해 다양한 존(zone)에서 차별화된 신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특히 글로벌 1위를 가능케 한 최고 성능의 배터리 기술을 일제히 선보인다.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인 ‘라미 & 스택’ 제조 기술,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소재 기술, ‘냉각 일체형 모듈’ 제조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대비 에너지밀도가 16%, 주행거리가 20% 이상 향상되는 전기차 배터리인 롱-셀 등도 선보인다.
SK이노는 이번 전시 슬로건을 ‘보다 안전하고, 보다 빠르고, 보다 오래가는 넥스트 배터리’로 정하고 인터배터리 2020 참가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SK이노는 SK배터리를 ‘가장 안전한 배터리’로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2009년 글로벌 첫 수주 이래 2010년부터 배터리를 공급한 이후 현재까지 ESS, 전기차 등 어떤 수요처에서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현대자동차의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LG화학의 배터리를 화재 주원인으로 지목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사실상 LG화학에 비해 SK배터리가 더 안전함을 강조한 것이다.
◆ 막판 합의 '오리무중'
현재 양사는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과 관련 26일 예정된 미국 ITC의 최종결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LG화학이 SK이노를 상대로 지난해 4월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한 지 1년반 만에 열리는 최종 판결에 대해 관련 업계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TC의 최종 판결에 따라, SK이노의 배터리 관련 부품이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를 받을 수 있고 최악의 경우 현지 공장 가동도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배터리 행사가 열리자, 양사는 배터리 기술력에 있어서 만큼은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에서는 양사가 금전적 배상 합의로 최종결정 전에 소송을 끝낼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ITC 소송 진행 과정에서 증거인멸 논란 등을 두고 미디어 공방을 통해 감정의 골이 깊어졌고, 배상금에 대한 양사의 금액 차이도 상당해 배상 합의는 사실상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까지 양사가 소송에 들인 비용만 4000억원 안팎이다.
다만 ITC가 민사 재판이기 때문에 SK이노가 최종 패소 판정을 받더라도, LG화학 측과 합의만 하면 수입금지 등 제재를 풀 수 있다. 일각에서 막판 합의 가능성을 여전히 점치는 이유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양사는 배터리 기술 특허침해 소송도 제기한 터라, 반전에 가까운 결론이 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한편 국내 배터리 3사 중 하나인 삼성SDI는 ‘우리가 만드는 미래’를 테마로 인터배터리에 참가한다. 부스는 소형 배터리, 자동차용 배터리, ESS용 배터리, E-모빌리티 배터리 등 4개 존을 구성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타사 대비 높은 성능을 알리는 동시에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소재와 배터리 셀에서 진행될 삼성SDI의 개발 로드맵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