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자가 없었다. 김효주(25)가 10타 차 선두로 나섰다. 그는 유리한 고지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12승을 노린다.
KLPGA투어 2020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우승상금 2억4000만원) 셋째 날 3라운드 무빙데이가 17일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블랙스톤 골프클럽 이천 북·서 코스(파72·6702야드)에서 열렸다.
3라운드 결과 김효주가 버디 6개, 보기 3개를 엮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사흘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2위 그룹(2언더파 214타)을 형성한 이소미(22), 이정은6(24), 임희정(21), 허미정(30)을 10타 차로 눌렀다.
김효주는 고진영(25), 박현경(21)과 한 조로 아웃코스에서 3라운드를 출발했다. 2번홀(파4)과 3번홀(파3) 두 홀 연속 버디를 시작으로 점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고진영과 박현경을 뒤로하고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고진영과 박현경이 3번홀(파3) 보기를 범하면서다. 두 선수는 이때부터 점수를 줄줄 잃기 시작했다. 빠른(3.5m) 그린 스피드에 적응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지만, 김효주의 기세에 눌린 것도 한몫했다.
김효주는 8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했다. 3온 2퍼트로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한 타를 줄인 채 인코스로 들어선 그는 10번홀부터 12번홀(이상 파4)까지 3홀 연속 버디를 낚았다. 기세가 등등했다.
13번홀(파3) 티샷 실수가 나오면서 벙커에 빠졌다. 두 번 만에 그린에 공을 올렸고, 2퍼트를 했다. 이날 두 번째 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개의치 않았다. 이어진 14번홀(파4) 완벽한 어프로치로 공을 깃대와 1m 거리에 붙이며 버디로 만회했다.
그러나 마지막인 18번홀(파5) 네 번째 샷이 깃대를 넘어가고 말았다. 부드럽게 퍼트를 굴렸지만, 2퍼트로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2위 그룹과 11타 차로 최다 타수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지만, 10타 차로 하루를 마쳤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효주는 "타수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몇 타 차이가 났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일도 첫날처럼 칠 예정"이라고 했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에서 여유가 넘친다. 긴장한 다른 선수들과 달리 기다리는 동안 티박스에서 편하게 누워서 쉬거나, 홀인원 부상으로 걸린 차량에 기대서 스코어카드를 적는다. 스윙 후 실수를 해도 환한 미소를 짓는다. 이러한 모습에 동반자들은 다소 기가 죽는 모습을 보인다. 마치 아우라를 뽐내는 중국 후한 말기의 장수 '여포'처럼 말이다.
이에 대해 그는 "샷이 잘 맞고 하다 보니까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코스가 편한 곳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서 김효주는 "샷감은 롯데 칸타타 우승 당시가 더 좋았던 것 같다. 힘을 받는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일도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플레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날 김효주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KLPGA투어 통산 12승(아마추어 1승)을 거둔다. 2020시즌은 지난 6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이후 두 번째 우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