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故구하라 씨를 폭행·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남자친구 최종범(29)씨에게 15일 징역 1년이 선고됐다. 구씨와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을 촬영한 '불법 촬영' 혐의는 무죄가 유지됐다.
최씨의 선고가 이뤄진 이날 이른바 '코로나 장발장'으로 불리던 40대 남성에게도 징역 1년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올해 초 고시원에서 달걀 18개를 훔치다 발각돼 절도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최씨와 코로나 장발장을 연결 지으며 이 같은 판결이 국민 법감정과 크게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거세다.
온라인상에는 "코로나 장발장과 같은 1년 이라니 X친, "몇천억을 훔쳐도 아무 일 없는 세상에서 달걀 몇 개에 개탄스럽다", "최종범 아버지가 판사냐", "사람을 죽인 것과 배가고파 달걀을 훔친 게 같을 수 있나" 등 판결에 불만을 드러낸 댓글이 쏟아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날 차라리 'AI 판사를 채용해달라'라는 호소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모든 사건에 판결이 공정하다면 부정부패는 없어질 것이고 억울한 사람도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AI 판사님이 인맥,감정,뇌물이 통하지 않는 정확한 판결을 내려 사회를 깨끗하고 공정하게 만들게 되면 서로를 믿고 위해 주는 국가가 될 것"이라며 "검언유착, 사법농단, 전관예우, 유전무죄 무전유죄 등 국민들에게 스트레스 주었던 모든 언어들도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지난 2018년 9월 구씨와 다투는 과정에서 구씨에게 상해를 입히고, 구씨와의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 과정에서 구씨는 동영상의 존재가 언급되며 여성 연예인으로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재기에 성공한 구씨는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으나 끝내 지난해 11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구씨는 1991년생으로 사망 당시 나이는 불과 28세였다.
당시 구씨의 극단적 선택의 배경에 최씨와의 지난한 재판과정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여론이 형성되며 그의 엄벌을 호소하는 의견이 잇따랐었다.
다만 일부 누리꾼은 "법에 근거한 합리적인 판결인데 감정에 호소한 판결만 기대해서는 안 된다", "연예계 생활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텐데 최씨에게 모든 원인을 돌려서는 안된다", "단순폭행을 살인죄로 몰고 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 등 사법적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