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각해지는 '전세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추가 대책을 예고했다. 전셋값은 12개월 연속 상승하며 천정부지로 치솟는 중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열린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전셋값 상승 요인에 대해 면밀히 점검·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매서운 전셋값 상승세··· 서울 68주 연속 상승
전·월셋값 상승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강행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현상이지만 상승세가 가파른 데다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보다 0.16% 상승했다.
수도권이 지난주 0.14%에서 이번 주 0.16%로 상승폭이 확대되며 62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0.08%→0.08%)도 상승폭을 유지하며 68주 연속 상승했다.
전셋값 상승폭은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7월 말 이후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전국 전셋값 상승률은 올해 1월 0.28%로 시작해 2∼5월 보폭을 줄여 5월에는 0.09%까지 내려갔으나 6월 0.26%로 반등한 뒤 △7월 0.32% △8월 0.44% △9월 0.53%로 4개월 연속 확대됐다.
임차인 보호를 위해 시행된 새 임대차법에 따라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 물건이 부족해졌고, 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보증금을 2년에 5%밖에 올리지 못하게 된 집주인들이 4년치 보증금 상승분을 미리 올려 받으려 하면서 전셋값이 크게 뛴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전셋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동안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전세시장은 집값 폭등락보다는 당장의 공급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데, 서울·경기지역의 신규 입주물량은 2019년 15만 가구에서 올해 12만6000가구, 내년은 9만3000가구로 줄어든다.
여기에 청약대기 수요,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매물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가 가을철 이사수요까지 유입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을 전세 추가대책은?
다급해진 정부는 또다시 대책을 언급했지만 내놓을 만한 카드는 많지 않다.
과거 전셋값이 치솟을 때 주택 공급 일정을 앞당기거나 저소득층에 대한 전세대출 금리를 내리는 등의 처방을 했지만, 지금은 초저금리 시대여서 전세대출 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많지 않다.
주택 공급대책도 당장은 효과를 내기 쉽지 않다. 3기 신도시가 내년부터 6만 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을 진행하지만, 이는 당장의 매매시장을 잠재우는 대책에 불과하다. 3기 신도시는 빨라야 2025년부터 입주가 가능하다.
일각에선 전·월세 시장에 표준임대료를 도입하거나 전·월세상한제 대상을 신규 계약까지 확대하는 방안 등이 언급된다.
표준임대료는 정부와 지자체가 적정한 임대료 수준을 정해서 공시하는 제도인데, 국토부는 현재로선 내년에 시행될 예정인 전·월세신고제의 효과를 보면서 장기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월세상한제를 신규 계약까지 확대하는 방안은 현재 국회에 법안이 계류 중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여러 의원들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이원욱 의원이 낸 법안이 신규 계약에 대해서도 전·월세상한제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월세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세입자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에 나서거나 전·월세전환율을 추가로 조정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