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대한체육회의 정관 개정 요청을 승인했다. 이번 정관 개정으로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은 선거에 출마해도 '직무 정지' 상태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문체부는 13일 공식 채널을 통해 "대한체육회의 대한체육회장 선거와 관련한 정관 변경을 승인했다"며 "법리적 타당성과 선거 공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 허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요청은 설왕설래로 이어졌다. 정관이 개정될 경우 선거의 공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이기흥 회장에게 유리한 정관 개정이라고 했다.
최근 출마를 선언한 장영달 전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위법은 아니지만, 모순으로 가득 찬 편법"이라며 "이씨가 회장을 계속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정관 개정"이라고 주장했다.
이기흥 회장은 지난해 IOC 위원이 됐다. 그가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대한체육회장직에서 사퇴해야 하는 상황. 사퇴하면 자동으로 IOC 위원 자격을 잃게 된다. 그러나 이번 정관 개정으로 '사퇴' 대신 '직무 정지'로 바뀌면서 IOC 위원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이러한 여론에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에 지속적으로 공정성 강화 방안을 요구했다. 결국 대한체육회는 공정성 방안을 마련했고, 공청회를 통해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선거 공정성 방안의 주요 내용은 ▲회장 직무대행 기간 중 국내 개최 행사 등 IOC 위원으로서의 업무 외에 사무처 업무 관여 배제 ▲ 문체부 협의를 거쳐 선거운영위원회를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 ▲ 선거인 추천 방법을 기존 ‘단체 추천 후 추첨’에서 ‘단체 무작위 추첨 후 선거운영위원회 무작위 추첨 선정’으로 변경 ▲ 선거기간을 기존 12일에서 20일로 확대 ▲ 후보자 정책토론회 개최 및 생중계 ▲ 선거 공정성 방안에 대한 추가 설명회 개최 등이다.
이에 문체부는 공정성 방안 '엄정 준수' 등을 조건으로 정관 개정을 승인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감독하에 위탁선거법을 적용받아서 진행될 예정"이라며 "문체부는 이 선거가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관리 감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