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권 페리카나 회장이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 경영에 참여한다. 최근 사모펀드를 통해 MP그룹 인수를 결정한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 페리카나가 옥상옥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페리카나가 MP그룹 종속 회사 이사진에 2세를 포함한 가족들을 포진시킬지 주목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P그룹은 오는 26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임시주총에서는 새로운 사내·사외 이사와 감사 선임이 진행된다. 사내이사 후보로는 양희권 회장과 김근욱 전 IBK투자증권 주식운용팀장이 올랐다.
지난달 MP그룹은 창업주인 정우현 전 회장 등이 보유한 경영권을 사모펀드 ‘얼머스-TRI 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 1호’에 넘기기로 했다. 정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1000만주를 약 150억원에 넘기고, 신주 3000만주를 150억원의 유상증자로 투자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페리카나는 이 사모펀드의 최대 출자자로 신규 유상증자까지 마치면 MP그룹 지분 40%를 갖는다.
페리카나는 양희권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가진 가족회사다. 양 회장의 부인인 송영미 페리카나 이사가 36%, 장녀인 양유나씨가 30%, 차녀인 양유리씨가 18%, 장남인 양경섭씨가 16%를 가졌다.
페리카나는 특수관계회사로 피앤에프, 피아이에스, 피아이씨, 페리카나대구경북지사, 페리카나부산경남지사, 부토상사, 충청오토를 두고 있다. 페리카나대구경북지사, 페리카나부산경남지사, 부토상사는 개인사업자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4곳 회사에 양 회장과 부인, 세 자녀들이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피앤에프의 경우 장남인 양경섭씨가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양유나·양유리씨도 각각 9%씩 지분을 갖고 있다.
이처럼 페리카나 특수관계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양 회장 오너일가가 MP그룹 이사진에 오너 2세를 내려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MP그룹에 배치된 오너 2세들의 경영 실적에 따라 후계 구도가 가려질 수도 있다.
MP그룹은 엠피한강과 정오에프앤비, 웰리브, 북경미스터피자찬음관리 유한공사 등 7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엠피한강은 화장품 도소매를 영위하고 있는 자회사로 지분 45.53%를 소유하고 있다. 정오에프앤비는 MP그룹과 엠피한강이 합계 100% 지분을 갖고 있다. 해외비상장법인도 태국을 제외하고 3곳은 모두 지분율이 40%를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전형적인 가족 경영 프로세스를 밟고 있다”며 “양 회장의 MP그룹 경영을 시작으로 오너일가의 종속 회사 참여도 이뤄질 것”이라고 조심스레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