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의 중소·중견기업 대상 대출 상품 50개'를 분석한 결과, 총 40개 상품에서 중소기업의 대출 평균금리가 중견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산업은행의 대출상품 38개 중 33개에서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중견기업보다 높았다. 기업은행은 12개 대출상품 중 7개 상품에서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중견기업보다 높았다. 반면, 중견기업의 대출금리가 중소기업보다 높은 경우는 두 은행 각각 5개 상품에 불과했다.
산업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는 3.14%인 반면, 중견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는 2.75%가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대출금리가 0.39% 포인트 더 높게 부과됐다.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평균금리가 3.10%, 중견기업은 3.03%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대출금리를 0.07% 포인트 더 높게 책정했다.
산업은행에서 내놓은 상품 중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간 대출금리 차이는 최대 1.13% 포인트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간 대출금리 차이는 최대 0.7% 포인트를 기록했다.
실제 산업은행에서 2016년 시행한 '중소우대운영' 상품의 경우 중소기업에는 평균 3.98%의 대출금리가 부과됐지만, 중견기업에는 2.85%의 대출금리가 적용됐다. 해당 상품은 경영혁신기업 혹은 수출기업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개설·운영돼 왔다.
기업은행이 운영 중인 'IBK사업장분양자금대출'은 사업장을 분양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상품이다. 올해 이 상품을 이용한 중소기업은 평균 2.6%의 대출금리를 적용받았고, 중견기업은 1.9%의 대출금리를 적용받았다.
중소기업은 중견기업보다 금리는 높으면서도 지원받는 대출금액은 중견기업의 17%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전체 대출기업과 대출금을 합해 1개 기업 단위로 평균 대출금을 산출한 결과, 중소기업은 평균 12억7200만원을 대출받았고, 중견기업은 평균 71억42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 같은 중소기업에 대한 높은 이자 부담은 자연스레 연체 발생으로 이어졌다. 산업은행에서 내놓은 38개 상품 중 17개 상품에서 중소기업의 연체가 발생했다. 중견기업은 단 3개 상품에서만 연체가 발생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12개 상품 중 6개 상품에서 중소기업의 연체가 발생했지만, 중견기업에서는 단 1개의 상품에서도 연체가 발생하지 않았다.
송 의원은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은 중견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정작 중소기업에 지우는 이자 부담이 중견기업보다 큰 것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원칙이 퇴색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중소기업에 대해 합리적인 지원과 혜택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곳"이라며 "중소기업에 대한 평균금리 혜택을 부여하는 등 중견기업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