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35)이 2년 2개월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통산 네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우승상금 3억원)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가 11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잭 니클라우스 컨트리클럽 코리아 어반·링크스 코스(파72·7350야드)에서 열렸다.
오전에는 화창했지만, 오후부터는 날씨가 흐려졌다. 그린 스피드는 3.4m로 첫날과 같은 속도였다. 출전한 62명 중에서 14명이 언더파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언더파 기록자는 전일과 동일한 5명이었다.
아웃코스로 출발한 김태훈은 4번홀(파4) 버디를 잡으며 순조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그러나 흔들리기 시작했다. 5번홀(파3)과 6번홀(파4) 두 홀 연속 보기에 이어 9번홀(파4) 보기를 범하며 점수를 크게 잃었다.
두 타를 잃으며 인코스로 들어선 김태훈은 10번홀(파4) 또다시 보기를 범하며 추격을 허용했다. 당시 이재경이 12번홀(파4)에서 3.4m 버디 퍼트를 떨구며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김태훈은 13번홀(파3)과 14번홀(파4) 두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달아났다. 14번홀 6.7m 버디 퍼트가 결정적이었다.
이후 김태훈은 15번홀부터 18번홀(이상 파5)까지 안전하게 네 홀 연속 파를 기록했다. 18번홀에서 김태훈은 안전한 플레이를 선택했다. 3온 2퍼트로 파를 기록했다. 한편, 앞 조로 플레이한 이재경은 18번홀에서 이글 어프로치와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며 추격 의지를 상실하고 말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재경은 "마지막 홀에서 후회가 남지는 않는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더욱 정진할 것"이라고 했다.
2007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김태훈은 2013년 보성CC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2년 뒤인 2015년 카이도골프 LIS 투어챔피언십에서 두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다음 우승은 2018년 8월이었다. 당시 김태훈은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에서 세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는 이날 우승으로 네 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대회 2라운드 18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고, 3라운드에서는 박상현의 트리플 보기에 이은 본인의 버디로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초반 흔들리던 그는 마음을 다잡고 우승했다. 캐디를 자처한 부친과 함께 말이다. 김태훈은 현장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부친에게 "선물을 안겨드린 것 같아서 기분 좋다. 고맙고,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김태훈은 이 대회 우승 상금 3억원을 누적해 4억6663만원으로 상금 랭킹 1위에 등극했다. KPGA 코리안투어 5년 시드도 받았다. 제네시스 포인트는 1000점을 받아서 2870.5점으로 2위에 등극했다. 부상으로는 제네시스 'GV80'을 받았다. 그러나 부상으로 받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 섀도우크릭 출전권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 대해서는 "가족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는 가지 않을 계획이다. 한동안 국내 투어에 전념할 계획이다. 대상을 노리겠다"고 불참을 선언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태훈은 "출발하기 전에 연습장에서 공이 너무 잘 맞았다. 웬만해서 선두를 빼앗기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버디를 하면서 좋았지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재경 선수가 턱 밑까지 쫓아와서 긴장했지만, 후반에 보완하면서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웃으며 "우리나라 최고의 대회다. 최고의 골프장이기도 하다. 우승해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먹먹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박정민1072(27)는 13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제네시스의 고급 세단인 'G80'을 받았다. 이는 이 대회 두 번째 홀인원으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