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72년생 이우영 작가가 60년대 배경으로 만화를 그린 이유

2020-10-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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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서울, 초등학생인 기영이와 중학생 기철이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사는 모습을 그려낸 만화 ‘검정고무신’. 젊은 세대들은 검정고무신을 통해 부모세대의 어린시절 모습을 떠올리며 중요한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60년대 이야기를 다룬 이 만화의 작가는 72년생, 올해로 49살이다. 어떻게 태어나기 전 이야기를 만화로 그릴 수 있었는지 이우영 작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제공/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Q. 작가님의 소개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72년생 만화가 이우영입니다. 현재 강화도에서 가족들과 지내고 있습니다. 스무살인 92년부터 직업으로 만화를 그려왔으니 어느덧 30년 가까이 되어 가네요.

Q. 검정고무신을 그리게 된 이유가 있나요?
A. 검정고무신을 연재했던 소년챔프지에서 92년에 제1회 신인작가 공모전을 열었어요. 당시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학과가 있었던 공주전문대 1학년이었던 저는 공모전 소식을 듣고 응모를 했어요. 영화 ‘터미네이터’를 패러디한 코믹명랑 만화였는데 영광스럽게도 우수상을 받았어요. 이어 후속작을 준비해갔지만 아쉽게도 연재는 되지 못했어요. 그 후 얼마 뒤 편집부에서 옛날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만화를 제안 받았고 그 작품이 ‘검정고무신’이었죠.

Q. 60~70년대 한국 전쟁 후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A. 편집부의 제안을 받고도 시큰둥했었어요. ‘남자아이들이 많이 보는 소년지에 옛날이야기 만화라니 짧은 생각에 이건 통할 리가 없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한 회씩 이어나가면서 점점 더 제 스스로 작품에 매력을 느꼈어요.

Q. 검정고무신은 작가께서 태어나기 전 이야기인데 당시 사회상을 어떤 매체로 접했나요?
A. 부모님의 사진첩, 어른들의 이야기, 공공기관의 자료 등이 큰 도움이 됐어요. 연재 당시는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만화에 필요한 이미지 하나 찾아보기가 너무나 어려웠어요. 그럴 때 뒤져봤던 게 옛날 사진첩이었고요. 까까머리에 까만 교복을 입은 아버지 모습, 곱게 빗은 머리에 비녀를 꼽고 계신 할머니 사진 등이 당시의 모습을 알려주는 좋은 자료가 됐어요. 사진 속 숨겨진 이야기는 덤이고요. 때로는 전차의 이미지를 구하고자 당시 작업하던 포천 산골짜기에서 서울역까지 여러 번 찾아가기도 했죠. 클릭 한 번이면 원하는 이미지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지금 보면 실소를 불러일으킬 상황일 수 있겠습니다. 90년대 히트작인 장군의 아들 시리즈 등 영화도 자료창고의 역할을 톡톡히 했어요. 글 작가님이 계시기도 했고, 저의 상상과 실제 있었던 이야기, 어른들의 이야기 등을 소재로 실었어요. 때로는 독자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받아 구성하기도 했고요.
 
 

[사진=이우영 작가]


Q.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이 있나요?
A. 저는 기철이를 가장 애정해요. 저의 모습을 많이 닮았기 때문인데요. 기철이는 저처럼 소심해요. 주목받기를 싫어하고요. 평소 무심한 듯 하지만 감기에 걸려 자리보전하는 아픈 동생을 위해 자신이 오랫동안 사고자 갈망하던 환등기를 포기하고 그 돈으로 비싼 바나나를 사다주는 따뜻한 심성도 갖고 있죠. 강의 때 청중들과 검정고무신에 등장한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기철이를 여자만 좋아하고 동생을 괴롭히는 나쁜 아이로 보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저는 그때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기철이를 변호하고 다녀요. 기철이는 알고 보면 마음 따뜻한 아이라고요.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기억나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땡구의 죽음’ 편이에요. 2화 분량으로 연재했던 내용이에요. 어느 날 기철이가 엄마의 오해를 받고 몹시 화가 난 상태에서 기철이에게 반갑다고 꼬리치며 매달리는 땡구를 기철이가 화풀이 하듯이 발로 차고 맙니다. 순간 기철이도 가족도 모두 놀랍니다. 공교롭게도 그 사건 이후 땡구는 그만 장염에 걸리고 집을 나가버립니다. 강아지들은 죽을 때가 되면 집을 나간다고 하시는 할머니의 말씀에 기철이는 가슴이 내려앉는 죄책감에 눈물 흘립니다. 그리고 새끼였던 땡구를 이불 속에 재우던 일, 땡구 집을 지어주던 일 등을 생각하며 눈물 흘립니다.

그러던 며칠 후 새벽, 잠결에 땡구가 돌아왔다는 엄마의 기쁜 외침에 기영이네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끝나는 내용인데 실제 제가 했던 나쁜 행동을 반성하며 그린 만화예요. 당시 포천 시골에서 키우던 진돗개 백구는 저의 발에 차인 후 실제로 장염에 걸려 집을 나갔다 살아 돌아왔지만 며칠 뒤 덤프트럭에 치여 죽고 말았거든요. 지금도 백구에게 미안합니다.

이외에도 너무나 많은데 그 중에서도 시골에 사는 친척 할아버지댁을 찾아가는 편이 기억에 남아요. 아이들만 떠나는 길은 멀기만 한데, 중간에 차 시간이 남아 극장에서 영화 보느라 기차를 놓치기도 하고 길을 헤매기도 하고, 불량배를 만나기도 하고 트럭을 얻어 타고 트럭운전수의 조수가 되어 차 시동 거는 걸 밖에서 도와주면서 겨우겨우 도착하게 되죠. 영화 ‘삼포 가는 길’이 떠오를 정도예요. 만화 속 아이들이 돼서 저도 그 길을 따라가 보게 돼요.
 

[사진=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제공]


Q. 기철이가 친구 희선이에게 아버지가 미국이 아닌 하늘나라로 갔다고 말하는 그림이 돌아다니는데 작가님의 심정은 어떠신가요?
A. 어렸을 때 좋아하는 친구들한테 자기 감정을 반대로 표현을 많이 하잖아요. 고무줄 놀이할 때 고무줄을 끊기도 하고 장난도 많이 치면서요. 보여지는 모습만 봤을 때는 굉장히 나쁜 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속마음은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 감정을 반대로 표현하는 상황이거든요. 저도 어렸을 때 그랬고요.
 

[사진=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제공]


Q. 2030세대들은 검정고무신을 통해 윗세대와 소통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작가님보다 윗세대들과 소통할 때 도움이 됐던 것들이 있나요?
A. 저는 동생들보다 나이 많으신 형님이나 어른들과 있을 때 좀 더 편안함을 느껴요. 그저 기댈 수 있다는 마음이 들어서 좋아요. 특별히 어른들과 소통하기 위해 준비할 필요는 없어요. 배운다는 자세로 궁금한 것 여쭤보고 말씀해주시는 것을 성실히 듣는 게 전부예요. 그러다 보면 또 새로운 소재 하나가 생겨요. 어린나이에 어려운 집안 살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뱀을 잡아서 보따리에 담아 자전거에 싣고 팔러가다 뱀이 풀려나오는 바람에 식겁했다는 어르신의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너무도 많았던 시절이었거든요.

Q. 검정고무신이 방영된 후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겪은 시련이나 고충이 있나요?
A. 원고를 그리다가 실수한 것들이 많았죠. 제가 있던 곳이 경기도 포천이었는데 거기서 작업을 해서 서울 용산에 있는 출판사에 갖다 줘야 됐거든요. 근데 지하철을 타고 가는 중에 원고를 분실했다는 걸 깨닫고 다시 집으로 가서 작업을 하고 다음날 다시 출판사로 갔던 기억이 나요.

Q. 어린 시절 어떠한 만화를 보고 자랐나요?
A. 참 다양한 만화를 많이 보고 자랐어요. 어린이신문에 연재하던 김삼 선생님의 ‘강가딘’, 고우영 선생님의 만화들, 길창덕 선생님의 ‘꺼벙이’, 윤승운 선생님의 ‘맹꽁이서당‘ 등등 좋은 작품들이 많았어요. 만화책을 보는 시간은 너무도 행복했죠. 즐거웠어요. 아껴보느라 천천히 책장을 넘기기도 했죠. ’보물섬‘ 같은 월간 잡지는 한 달을 기다려야 또 볼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읽어버릴 수가 없었어요. 보고 또 보기도 했고요. 컴퓨터도, 스마트폰도 없었지만 좋은 만화들이 있어 알차게 상상의 나래를 키울 수 있었어요.

Q. 최근 레트로 감성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어린 시절 어떠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나요?
A.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은 바로 집으로 가지 않았어요. 그때는 학교 문 앞에서 아이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학원차도 없었거든요. 집에 일찍 가봐야 심심하기만 했기 때문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바빴죠. ‘자전거 탄 풍경’이라는 그룹의 노랫말처럼 딱지치기, 말타기, 망까기, 땅따먹기 등 무수한 놀이들이 많았어요. 땅과 친구들만 있으면 놀이는 끊임없이 이어졌거든요. 정말 추억의 드라마에서처럼 밥 먹으라고 부르는 엄마의 외침이 있어야 아쉬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요즘 아이들은 놀이를 잃어버렸어요. 남자아이들은 찌그러진 냄비를 뒤집어쓰고 입으로 빵야, 빵야 총소리를 내며 놀던 전쟁놀이를 모르고 여자아이들은 고무줄놀이를 몰라요. 예전에 우리가 놀던 놀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었어요. 어떻게 놀까 궁리하며 자연스레 창의적인 생각주머니를 키웠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까지도 배웠으니까요. 놀이는 곧 또 다른 공부였어요. 우리 아이들도 땅을 뛰어다니고 땀을 흘리며 놀이 할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사진=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제공]


Q. 검정고무신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서는 염색이 허용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반인 기영이를 좋아하는 세침데기 경주의 머리 색은 왜 빨간색인가요?
A.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는 궁금증 중 하나입니다만 허무할 만큼 이유는 간단해요. 애니메이션을 만든 업체에서 디자인 컬러를 그렇게 하신 거예요. 저도 1999년 설날 특집극으로 방송된 검정고무신의 경주 머리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 시절에 빨간 머리라니’ 하고요. 이유를 여쭤 보진 않았지만 분명 뭔가 깊은 뜻이 있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Q. 많은 분들이 궁금해합니다. 기영이의 머리를 잔디머리로 그리신 이유가 있나요?
A. 검정고무신은 무척 급하게 연재에 들어간 만화예요. 그러다 보니 탄탄한 기획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죠. 보통 만화들은 제목에 ‘아기공룡 둘리’, ‘안녕 자두야’처럼 주인공 이름을 많이 넣거든요, 근데 ‘검정고무신’은 그 당시를 떠올리기 쉽게 제목을 지었고 주인공 캐릭터도 연재 퇴짜 맞았던 캐릭터에서 따왔어요. ‘대원’에서 출간된 검정고무신 단행본은 총45권인데, 부끄럽게도 기영이 머리스타일이 연재 초반에 여러 차례 바뀌면서 지금의 머리까지 발전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사진=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제공]


Q. 현재 검정고무신에서 새롭게 준비하고 계신 것이 있으신가요?
A. 현재 검정고무신은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어요. 잘못된 계약을 바로 잡으려 하는 도중에 원작자가 피소를 당하는 입장에 놓여서 만화가협회와 힘을 모으고 있어요. 그런 일들이 잘 마무리 돼서 기영이와 기철이를 자유롭게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지난 80년대 요동치는 시국에 꿋꿋이 버티어 내던 우리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그려 보려 생각하고 있어요.

Q. 작가님이 생각하는 만화 같은 인생은 뭔가요?
A. 어린 아들과 차로 이동하던 중에 기름이 떨어졌어요. 저는 뒷자리에 잠든 아들이 깰세라 500미터쯤 떨어진 주유소까지 달려가 20리터짜리 기름통에 기름을 가득 넣고 낑낑대고 돌아왔죠. 중간쯤까지 오다가 퍼뜩 ‘주유소까지만 갈 기름만 담아 와도 되는 거잖아’라고 깨달았어요. ‘부족한 저를 인정하고 또 하나의 만화 소재를 만들었구나’라고 위안하며 살고 있어요.

Q. 만화에는 나오지 않았던 검정고무신의 뒷이야기가 있나요?
A. 잠깐 등장했던 전쟁통에 미군 트럭을 쫓아가다 잃어버린 기철이의 형 기만이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아쉽게 다루지는 못했어요. 80년대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다면 성장한 기만이를 등장시키려 생각하고 있어요.
 

[사진=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제공]


Q. 2000년도 이후의 시대상황을 그린다면 어떠한 이야기를 가장 그리고 싶나요?
A. 2000년대만 되면 차들도 날아다니고 공상 과학 만화 속에 등장하는 배경 속에서 살게 될 줄 알았던 적이 있었어요. 물론 컴퓨터, 스마트폰, 드론 등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환경이기는 하지만요. 어떤 시대든 사람들 이야기는 존재합니다. 따뜻한 마음은 남아 있어요. 2000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따뜻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요.

Q. 학창시절 이우영은 어떠한 학생이었나요?
A. 저는 기철이처럼 주목받기 싫어하는 조용한 아이였어요. 책 읽기를 좋아했고 6학년 때부터 꿈꿨던 만화가가 되기 위해 중1 여름 방학 때부터는 하루에 8~9시간씩 그림을 그리다가 엄마에게 꾸중 듣던 아이였어요. 공부도 썩 잘하지 못했고요. 당시에는 10등급까지 있었는데 고3 내신이 5등급이었거든요. 중간 성적으로 졸업한 평범한 아이였어요. 하지만 꿈이 있어서 행복했던 아이였어요.

Q. 성철이와 도순이, 경주와 달래 같은 친구가 있나요? 검정고무신의 주인공은 누군가요?
A. 성격이 똑같은 친구는 없어요. 근데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 매일 일기를 썼는데 일기에 등장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캐릭터를 만들기도 해요. 만화의 주인공을 굳이 따진다면 기영이가 되어야겠죠. 근데 아이들은 땡구 캐릭터를 더 좋아하더라고요.

Q. 만화를 그리며 가장 보람 있거나 행복할 때는 언제인가요?
A. 저는 지금도 종이에 연필로 밑그림을 그려요. 마무리 컬러 작업만 포토샵을 이용해서 작업하고요. 밑그림을 그릴 때 종이와 연필이 만나는 사각거리는 소리에 행복해져요. 그리고 저의 만화를 보고 만화가의 꿈을 갖게 됐다는 아이들의 엽서나 메일을 받았을 때 더욱 행복해지고요. 어린 날 만화가 선생님들의 작품을 보고 만화가가 되고 싶다고 결심했던 어린 날의 저를 떠올리게 되거든요.

 

[사진=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제공]


Q. TV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에서 개그우먼 박나래가 검정고무신을 패러디 한 적이 있는데 기분이 어떠셨나요?
A. 턱에 수염이 있어서 어울리지는 않긴 한데, 관심 있는 캐릭터로 생각해주셔서 반갑고 고마웠죠.
 

[사진= 개그우먼 박나래 인스타그램]


Q. 창작을 위해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나요?
A. 메모를 많이 해요. 메모를 하지 않으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금방 잊어버릴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항상 펜과 종이를 잠자리 옆에 놔요. 잠자기 전에 생각난 걸 기록하겠다고 일어나서 움직이면 잠이 달아나잖아요. 그래서 간단하게라도 적을 수 있게 준비를 해놔요. 그리고 원고가 안 풀릴 때는 잠을 자면 이야기가 풀릴 때가 있어요.

 

[사진=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제공]

[사진=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제공]



Q. 검정고무신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A.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잖아요. 이런 시절도 있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캐릭터 중에 똥퍼 아저씨가 나오는데 이런 직업이 실제로 있었어요. 실제로 바가지 가지고 똥은 푸는 모습을 본 적이 있거든요. 근데 아이들은 차로 푸는 건 봤지, 사람이 직접 푸는 건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데 이런 분들도 계셨고, 우리 과거가 이랬다는 걸 알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또 다른 캐릭터 중에는 거지 형제가 기철이의 라면도 뺏어 먹고 하는데 사실 지금은 그런 아이들을 보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그 시대에는 먹지도 못하고 어렵게 사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다는 걸 알면 좋겠는데 아이들은 애니메이션상에서 라면만 뺐어 먹는 밉상 캐릭터로만 생각하는 게 안타깝더라고요.
 

[사진=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 제공]

 

[사진= 김호이 기자/ 이우영 작가가 전하는 메세지]



Q. 검정고무신 이후 준비 중인 만화가 있나요?
A. 현재 두 가지 콘셉트의 만화 연재를 준비하고 있어요. 두 작품 다 올 해 안에 선보일 수 있게 세이브 원고를 작업 중이에요. 각각 우리 몸과 경제에 관한 만화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마지막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추억을 전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A. 추억은 반드시 행복한 감정만을 담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슬픔, 우울함, 고독함 등등 우리의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이 시간이 지난 다음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저 하루하루를 받아들이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내가 나아갈 길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흔히들 어렵고 힘들었는데 그래도 훗날 뒤돌아보니 그때가 좋았다고 추억하며 말합니다. 힘든 지금도 행복하다고 말하며 사는 강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김호이 기자/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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