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갑질' 티브로드 인수한 SK브로드밴드에 3억 과징금

2020-10-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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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수수료 감액과 알뜰폰 밀어내기 등 불공정거래행위

SK브로드밴드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SK브로드밴드가 올해 5월 흡수·합병한 티브로드가 과거 실적을 높이기 위해 대리점 수수료를 감액하고, 대리점에 악성 재고를 떠넘긴 결과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료방송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브로드밴드노원방송의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에 시정명령과 함께 3억51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SK브로드밴드는 IPTV방송 서비스, 종합유선방송 서비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인터넷전화 서비스 등의 업무를 영위하는 사업자다.

이 사건 행위 당사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티브로드와 티브로드노원방송이다. 티브로드는 올해 5월 SK브로드밴드에 흡수·합병됐다. 티브로드노원방송의 주식 50%는 지난해 4월 SK브로드밴드의 모회사인 SK텔레콤이 인수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구 티브로드)와 브로드밴드노원방송은 수수료 지급 기준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대리점에 불이익을 제공했다.

2016년 1월부터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기존에 체결된 계약 중 수수료 지급 기준을 바꿀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2016년 대비 2017년의 유치 실적이 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리점이 기존과 동일한 수수료를 받기 위해서는 유치 실적을 약 20% 높여야 했다.
 

SK브로드밴드 내부문건 내용(발췌)[자료=공정위 제공]

특히, SK브로드밴드는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을 때 대리점들이 받는 평균적인 수수료(환산점수당 단가)가 감소해 상당수 대리점은 정상적인 운영조차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SK브로드밴드가 계약기간(2016년 2월∼2017년 12월) 중 수수료 지급 기준을 일방적으로 변경함으로써 총 26개 대리점 중 20개 대리점의 2017년 수수료가 전년 대비 18억3700만원 줄었다. 이들 대리점은 영업 활동 위축, 적자 전환 등의 큰 피해를 봤다.

또 대리점들은 품질·성능 등의 문제로 소비자에 판매되지 않아 악성 재고가 된 알뜰폰(ZTE ME) 재고도 떠안아야 했다.

SK브로드밴드는 2013년 8월 대리점 현장 직원들이 사용하는 업무용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총 564대를 자신의 알뜰폰으로 교체하게 했다. 대리점에 교체 실적표를 배포하고, 사업부장회의 등을 통해 교체 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기도 했다.

대리점들은 현장 직원들이 알뜰폰 이용 불편을 이유로 개인휴대폰을 사용할 경우 이에 대한 통신비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알뜰폰 사용 약정기간 중 해지 시 위약금을 부담해야 했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는 2014년 8월경 종전 대리점주가 보유한 디지털방송 30대와 초고속인터넷서비스 35회선 상품을 일방적으로 신규대리점 명의로 변경했다. 계약기간이 끝나는 2017년 2월까지 보유하도록 강요했다. 신규 대리점이 수차례 명의변경을 거부하고, 서비스 해지를 요청했음에도 묵살했다.

이로 인해 신규 대리점은 영업 활동에 필요하지 않고 사용하지도 않는 상품 때문에 2년 6개월 동안 총 1576만5000원을 내는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에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에 행위금지명령, 통지명령의 시정명령과 함께 3억5100만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을 결정했다. 노원방송의 경우 관련된 대리점이 1개인 점을 고려해 시정명령만 부과했다.

공정위는 "외형상 실적에 의한 보상, 대리점 간 경쟁을 통한 매출 증대 등으로 포장했으나, 실상은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절감하기 위한 의도로 이뤄지는 수수료 지급제도 변경이 대리점법 및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1심과 항소심에서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공정위 의결서를 수령해 정확한 내용을 확인한 다음 후속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SK브로드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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