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국제선 여객 수요가 사라지면서 모든 역량을 화물 수송에 투입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운휴 중인 보잉777-330, 보잉787-9, A330-300 등 다양한 여객기를 화물 수송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승객 없이 화물만 수송한 여객기 운항 횟수는 월평균 420회, 월평균 수송량은 1만2000t이다.
지난 8월엔 여객기 두 대를 화물 운송이 가능한 항공기로 개조하기도 했다. 중형 여객기인 보잉777-300ER의 경우 항공기 상단의 객실 좌석을 제거하면서 10.8t의 화물을 추가로 실을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기존 항공화물 물량에 더해 백신 운송을 앞당겨 준비 중이다. 기존 항공화물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항공화물 운임이 계속해서 떨어질 것을 우려한 전략이다.
대한항공의 한 임원은 "항공화물을 늘리기 위해 여객기를 고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도 “항공화물 시장에 뛰어드는 경쟁자가 많아지면서 단가가 하락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일반 항공화물 시장을 넘어 코로나19 백신 운송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백신 수송 전담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했다.
전담 TF는 △백신 종류에 따른 보관 온도 확인과 운송 시 필요한 장비·시설의 분석 및 확보 △출발지와 도착지, 경유지점의 필요 시설 점검 및 전용공간 확대 △비정상 상황 대비 안전·보안 절차 재정비 및 모니터링 강화 △관련 직원교육 재실시 등 다양한 상황에 대비한 전 과정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인한 항공화물 수요가 3.3~6.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백신 화물 운송시장에 참가할 수 있는 경쟁자가 제한적이어서 수혜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인증하는 의약품의 항공운송 자격인 ‘CEIV Pharma’ 인증을 취득한 데다 특수화물 운송 노하우를 보유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현재 백신 임상을 진행 중인 30개의 후보물질 중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aca)와 노바백스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백신 생산 위탁계약을 체결한 만큼, 한국 국적항공사의 화물수요
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반 항공화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임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백신 운송 시장에 참가할 수 있는 경쟁자가 적은 만큼 그 수요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