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확진은 오히려 '시장 호재'?..."달러 강세·증시 급등락은 글쎄"

2020-10-0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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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불확실성 이미 반영"...시장 상황 '일시적 위험 회피'

'확진에 8%P 날아가' 승리확률 31%...동정 여론 가능성도

'세계 최고 권력자'인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도 글로벌 경제에는 오히려 파장이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확진 소식 직후 미국 달러화 약강세 등 안전자산 쏠림 조짐이 나타나곤 있지만, 선물시장서 요동쳤던 증시도 하루 만에 변동 폭 상당 부분이 안정화하고 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11월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앞장서서 불확실성을 키워왔던 탓이다.
 

'트럼프 격리구간'. 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밀랍인형 박물관인 마담 투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사태를 풍자한 전시물을 선보였다.[사진=EPA·연합뉴스]

 
"대선 불확실성 이미 반영"...'일시적 위험 회피' 달러 약강세·증시 안정화

2일(현지시간)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0.15% 상승한 93.907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유로/달러 환율은 0.26% 내린 1.1716달러를 기록해 달러화 가치가 유로화 보다 높아졌고, 달러/엔 환율은 0.19% 하락한 105.3엔에 거래돼 엔화가 달러화에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 비교 대상 통화보다 달러화의 가치가 높아진 것이며, 예외적으로 일본 엔화는 반대이다.

이날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에 시선을 고정하며 충격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결과적으로 주요 통화 움직임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는 분석이다.

뉴욕증시 역시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3일 오후 6시 기준 다우 선물지수는 0.23%(62.5P) 빠진 2만7626.5에, S&P500 선물지수는 0.66%(22.08P) 내린 3345.61에 장을 마쳤다. 다만, 나스닥 선물지수는 1만1252에 거래를 끝내 2.79%(322.75P) 주저앉았다. 이는 전날인 2일 종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선물시장은 매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일요일 오후 6시(우리 시각 기준 토요일 오전 6시~월요일 오전 7시)까지 약 49시간 동안 거래를 멈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소식 직후 다우 선물지수는 500P(포인트) 이상, S&P500와 나스닥 선물지수는 각각 50P와 200P가량 출렁였던 것과 비교한다면 상당 부분 안정화했다는 진단이다.

2일 블룸버그는 "주가 급락세와 일본 엔화 매수세가 강해진 것은 투자가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일시적으로 강화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은행 시티그룹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간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꾸준히 시장에 반영된 점을 고려할 때 위험자산 투매로 연결될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은행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증세가 악화하더라도 시장 충격은 급격히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과거 케네디 대통령 암살(1963년 11월 22일), 레이건 대통령 총격 사건(1981년 3월 30일) 당시에도 주식시장 등은 위험자산 회피(risk-off) 반응을 보였다가 이후 빠르게 회복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일시적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워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겨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순 있지만, 국제 환율·금융시장의 급등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2~3일 다우 선물지수 추이.[자료=시황페이지]

 
"코로나19 확진에 날아간 트럼프 승리확률 8%P"

2일 미국 여론조사 전문 분석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확률을 전날의 39.3%보다 8.3%P나 급락한 31%로 집계했다. 반면,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는 3.7%P 오른 65%로 치솟았다.

한 달 전인 9월2일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간 승리 확률은 각각 49.5%와 50.0%로 엇비슷한 상태였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향후 유세일정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민주당 바이든이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달 29일 양측의 첫 TV토론회를 마친 후 이달 15일과 22일 예정했던 2·3차 토론회 개최 여부도 불확실해졌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미국 대선토론위원회(CDP)에 트럼프의 확진이 향후 토론 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지만, CDP는 즉각 답변을 피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1~2주 안에 코로나19 병세를 빠르게 회복할 경우 지지율 반등 모멘텀이 형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정 여론을 얻는 것과 동시에 '코로나19 극복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소폭 높이고, 대선 이후 결과 확정 지연 가능성을 다소 낮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서 빠르게 회복하며 동정 여론을 형성될 경우, 당선 가능성이 증폭(boost)할 가능성도 병존한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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