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가는 뷰티업계 수장들…온·오프라인 정책 가맹점과 갈등

2020-09-2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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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짜리 5500원에 사면 온라인서는 그 이하…소멸 위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왼쪽),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오른쪽) 사진. [사진=각 사 제공]

온·오프라인 간 가격 정책 차이로 인한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이 확산하면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가 국정감사에 서게 될 예정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가 다음 달 8일 열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선정됐다. 선정 이유는 가맹점 불공정 거래행위다. 권태용 미샤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도 참고인으로 나온다.

뷰티업계 대표 기업 수장들이 정무위 증인으로 채택된 이유는 가맹점과의 갈등 때문이다. 본사의 온라인 채널 강화 정책에 따라 오프라인 가맹점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것이 가맹점주들의 주장이다. 가맹점보다 온라인에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며 오프라인 매장은 판매처가 아닌 제품 테스트 장소로 전락해 고사 직전이라는 것이다.

전혁구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회장은 "본사에서 1만원짜리 제품을 5500원에 사오는데, 온라인에서는 그 이하 가격으로 판매할 정도다. 근본적으로 경쟁이 성립할 수 없는 환경"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운 부분은 모두가 다 어려운 것이니 문제 삼을 수 없다. 온라인 불공정 판매 구조로 인해 소멸 위기에 처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프라인 매장에 오긴 온다. 색깔, 발림성 등 테스트만 하고 간다. 우리 비용 들여서 본사의 홍보 창구, 서비스센터 역할만 해주고 있다"며 "전부 다 문 닫을 지경에 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공식몰 순매출을 오프라인 가맹점주와 공유하기 위해 이니스프리는 '마이샵 제도', 미샤는 '단골매장' 등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가맹점주들의 체감은 크지 않은 실정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몇 년간 로드숍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 수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미샤 직영점과 가맹점을 포함한 오프라인 매장 수는 지난 2017년 695개에서 2019년 550개로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2017년 1080개에서 2019년 말 920개, 아리따움은 같은 기간 1323개에서 1186개로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19년 말 기준 가맹산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화장품 업종 가맹점 수는 3407개이며 전년 대비 22.1% 감소한 수치다. 폐점률도 화장품 가맹점의 경우 16.8%로 주요 업종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이니스프리 가맹점주는 지난해 3월 타사 가맹점주와 함께 '화장품가맹점연합회(화가연)'를 만들고 회사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 가맹점주 130여명은 지난 7월 미샤가맹점주협의회를 발족했다.

지난 6월에는 한 이니스프리 가맹점주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국의 이니스프리 매장을 없애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게시하기도 했다. 해당 가맹점주는 "코로나19보다 본사 갑질 때문에 가맹점이 절벽에 내몰린다"며 직영몰에서 온라인 전용 제품을 판매해 고객을 온라인으로 유도하며, 온라인에서의 과도한 할인으로 매장은 테스트 하는 곳으로 전락했으며, 무분별한 매장 오픈으로 고충이 배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사가 원하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하고 전국 매장을 모두 없애달라"고 전했다.

로드숍 점주들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지난 7월 면담을 가졌다. 이달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집회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에 잠정 연기된 상태다. 가맹점주들이 이번 국감에 거는 기대가 큰 까닭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맹점주가 상생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고 대화를 통해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회사 측 공급가는 온·오프라인 간 큰 차이가 없다. 이번 국감에서 오해를 풀 것"이라며 "지난 2~3년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 중심이 옮겨간데다 최근 코로나19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오프라인 가맹점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나, 일방적인 갑질이라기엔 그만큼 본사도 어려워졌다. 어떻게든 상생 방안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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