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 증시에 영향을 끼칠 대형 변수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전문가들은 시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연휴 기간에 이뤄지는 TV토론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경기 상승의 중요 기준이 되는 고용지표 발표 등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 개선 기대감의 한계를 다시 넘어설 수 있는 미국 등의 추가 정책 등이 불투명해지면서 연휴 이후 증시 불확실성 해소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美 대선 TV토론·고용지표 발표··· 휴장기간에도 투자자 '촉각'
연휴 기간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일정은 29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들 간의 첫 TV 토론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비등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 가능성도 제기되며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플로리다 주 재검표 논란 기간 미국 증시가 8% 넘게 하락했던 사례를 감안하면 대선 후 정치적 마찰이 격화될 경우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달 2일 발표되는 미국의 9월 비농업 고용지표도 관심사다. 코로나19의 재확산 가능성이 여전한 가운데 뉴욕을 중심으로 재개된 경제활동이 실제 노동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87만건으로 시장 예상을 깨고 전주(86만6000건)보다 증가한 것은 노동시장의 회복 동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며 "서비스업 전반에 누적된 피로감이 일시 해고자의 영구 해고를 촉발하고 있음이 지난 8월 고용지표에서 확인된 가운데, 심상치 않은 확진자 증가세도 이러한 우려에 힘을 더한다"고 지적했다.
◆연휴 지나도 불확실성 여전··· 실적개선 효과도 미지수
연휴 기간이 지나도 당분간 증시 불확실성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가치의 상승보다는 유동성과 경기 개선 기대감만으로 수개월간 증시가 상승한 가운데 방어적 투자전략을 통해 시장과 '거리 두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2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그간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주도주가 흔들리는 가운데 그 외 주식 전반에서도 변동성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며 "6개월간의 주식시장 상승 움직임을 뒤로하고 이제부터 가격에 묻어날 진실이 무엇인지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DB금투는 기존 주도주였던 언택트(비대면)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주 대신 변동성에 강한 배당주를 추천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시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며 실적 개선 업종을 중심으로 차별화 장세를 기대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이익 추정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연초 이후 3.7% 상승한 가운데 삼성전자를 제외한 12개월 선행 기준 코스피 영업이익은 팬데믹 이전 대비 92% 회복에 불과하다"며 "특히 8월 말 이후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2% 상향조정되는 동안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영업이익은 -2.82% 하향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신 팀장은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11조원을 상회하고 있는데, 실제 가이던스가 전망치보다 낮을 경우 삼성전자 주도의 지수방어력이 단기간 부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