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으로 아파트를?...동탄2·별내 등 깡통전세 주의보

2020-09-3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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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2, 별내 등 신도시서 전세비중 90% 육박하는 매물 속출

전문가들 "전세가 급등 원인...전세가가 매매가 끌어올리는 힘 약해"

"갭투자 주의...수도권 신도시부터 깡통전세 우려 커질 듯"

[사진=픽사베이 제공]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에서는 신고가와 급매물이 동시에 소화되는 가운데 동탄·별내 등 경기도권 신도시에서는 전셋값과 매맷값 차이가 급속도로 좁혀지고 있다. 전세가가 매매가의 80~90%에 육박하면서 세입자가 계약기간 만료 후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거나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면 보증금을 떼일 수 있는 이른바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동탄2신도시, 별내신도시, 운정신도시 등 수도권에서는 전세수요가 높은 신축 아파트 전셋값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매매가와의 차이가 불과 1억~2억원 안팎으로 좁혀지는 단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동탄2 신도시다. 동탄2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 22일 5억6000만원에 거래됐는데 같은달 비슷한 조건의 전세는 3억6000만원에 거래돼 차이가 2억원에 불과하다. 5년차인 이 아파트는 1348가구 가운데 전세 매물이 단 2건이다. 현재 전용 75㎡ 전세시세는 4억5000만~5억원인데 매매가가 6억3700만원이라 전세가율이 70~75%에 달한다.

또 다른 신축 아파트인 동탄2신도시 호반베르디움더클래스도 전세가와 매매가가 1억3000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현재 전용 59㎥ 매매가는 5억~5억5000만원선인데 전세가는 3억7000~4억원대에 형성됐다. 인근 중개업소는 "교통호재, 신축 등의 수요로 일대 전세가격이 근 일년 사이에 2~3배 올랐다"면서 "등록되지 않은 로열층의 경우 전세가가 매맷값을 역전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남양주 별내신도시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별내동 쌍용예가는 전세가가 매매가의 90%에 육박한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 122㎡ 전세시세는 현재 7억5000만원선인데, 이는 최근 실거래가(7월 1일·8억5000만원)와 1억원 차이에 불과하다.

남양주 별내더샵아파트 역시 전용 135㎡ 전세시세가 현재 7억원대인데, 이는 비슷한 조건의 가장 최근 실거래가(7억원·2019년 12월)와 일치한다. 현재 전용 135㎡ 매매가는 9억원에 올라와 있다. 별내남광하우스 스토리도 매매가와 전셋값이 1억원 차이에 불과하다. 이 아파트 전용 133㎡의 전셋값은 6억원, 매맷값은 7억원에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가격방어력이 약한 경기도부터 전셋값이 매맷값을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전세는 매매보다 수요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성향이 더 강한데 지금처럼 매물 총량이 줄면 수급 불균형이 심화돼 직주근접성, 교통편리성, 학군 등 확실한 수요가 뒷받침된 지역에서는 계속해서 전셋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보통 전셋값이 매맷값의 70%를 넘어가면 부실 우려가 높은 것으로 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도권은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아 가격 방어력이 강한 지역부터 갭차이가 다시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정부가 전월세상한제, 투자 및 유동성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에 추석 이후 부동산 조정장이 한 차례 오면 수도권부터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지금은 전세 매물이 없어서 전세가를 밀어올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갭차이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투자 여력이 생겼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신도시에서는 전세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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