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악' '테넷' 코로나19로 달라진 흥행 패턴…박스오피스 버티기

2020-09-29 00:00
  • 글자크기 설정

극장가, '장기 흥행'으로 성과 거둔 두 작품[사진=영화 '테넷'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포스터]

코로나19로 영화계 '흐름'이 바뀌었다. 주말이면 친구, 가족, 연인들과 극장으로 나들이 가던 '풍경'이 바뀌었고, 여름방학 시즌이나 추석 명절 같은 '극장가 성수기'의 온도가 싸늘해졌다. '흥행 패턴'도 마찬가지. 개봉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는 '흥행작'이 생겨났다. 매일 관객수가 줄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영화 팬들의 꾸준한 관심과 응원으로 간신히 흥행 성과를 거두게 됐다.

지난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25일~27일) 동안 40만4095명의 관객이 전국 극장을 방문했다.

눈에 띄는 점은 영화 '테넷'(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 지난 주말 동안 9만1558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영화 '테넷'은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미래의 공격에 맞서 현재 진행 중인 과거를 바꾸는 이야기다. SF와 스파이 액션을 더해 짜릿한 재미를 선사한다.

영화 '테넷'은 '인셉션' '덩케르크' 등 국내서 단단한 팬층을 가지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영화로 개봉 전부터 전 세계 영화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개봉에 난항을 겪었던 '테넷'은 어렵게 국내서 개봉해 첫날에만 17만명대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개봉 당시 극장가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 격상했던바. 일일 관객수는 5만 명대 이하로 뚝 떨어지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영화 '테넷' 개봉 후 관객수는 두자릿수대로 뛰어올랐다. 26일에는 17만 명대, 27일에는 13만 명대를 모으며 오랜만에 8월 평균 관객 수를 유지했다.

영화 '테넷'은 한 달이 넘도록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17일 디즈니 영화 '뮬란'이 개봉하며 박스오피스 2위로 떨어졌지만 주말 동안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영화 '테넷'이 거둔 성과는 무척 흥미롭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다소 아쉬울 만한 성과지만 코로나19 속 장기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는 건 놀랄 만한 기록이다. 영화 '테넷' 개봉 후에도 영화 '뉴 뮤턴트' '뮬란' '오! 문희' '검객' '디바' 등 많은 영화가 개봉했지만 '테넷'의 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었다. 꾸준히 관객 수를 늘려 현재 총 누적관객수는 168만3348명이다.

한국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도 같은 흥행 패턴을 보였다. 지난 8월 5일 개봉해 34만4910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한 달이 넘도록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됐다. 개봉 당시 영화 '반도' '강철비2'와 함께 경쟁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 분)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 분)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이다.

주연 배우 황정민, 이정재가 영화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재회해 화제를 모았던 작품. 배우들의 호연과 화려한 볼거리, 시원한 액션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테넷' 보다 좋은 상황 속에서 개봉했다. 당시 방역 체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돼 극장에 많은 관객이 찾아왔었다. 여름 성수기 개봉작으로 이른바 '대작 영화'라 불리는 영화들이 연달아 개봉하며 쌍끌이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개봉주 토요일(8일)에는 56만5743명의 관객이 영화를 관람해 오랜만에 극장가가 북적이기도 했다. 이후 한 달이 넘도록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되며 손익분기점인 350만 명을 넘어 영화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총 누적관객수는 426만785명. 코로나19 시국 속 개봉작 중 유일하게 400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 됐다.

영화 '테넷'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처럼 코로나19 이후 영화계 흥행 패턴이 바뀌었다. 코로나19 이전 영화들은 통상 개봉 후 1, 2주 만에 흥행이 판가름 났었다. 상영작끼리 경쟁도 치열했고 쏟아지는 신작 영향으로 정상을 오래 유지하기가 힘들었던바.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후 영화들은 빠르게 VOD 서비스를 오픈하거나 장기 상영하며 꾸준히 관객수를 늘리는 등 '흥행 패턴'이 갈리게 됐다. 장기 상영하더라도 관객수가 예전처럼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지만 그나마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성적을 내며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코로나19로 영화계는 변화를 맞았고 흥행 패턴도 예전과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어떤 영화가 또 극장가 흐름을 바꾸어놓을 수 있을까. 영화계 관심이 쏠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