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7일부터 테슬라주식을 집중적으로 순매도 하고 있다. 17일에는 479만1266달러를 순매도하며 이달 들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튿날인 18일에는 2만6969달러가 순유입되기도 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21일부터 28일까지 6거래일 연속 매도에 나서며 급격히 이탈하는 상황을 연출 중이다. 매도금액은 1억6414만 달러며, 특히 28일의 경우 순매수금액은 314만 달러인 반면 순매도금액은 그 10배에 가까운 279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마이너스 폭도 점차 늘어나는 양상이다.
테슬라는 서학개미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그간 순매수 1위를 달려왔다. 하지만 지난 8일(현지시간) 주가가 하루 새 21% 급락하는 등 리스크가 드러났고, 같은 기술주이자 비교종목이던 니콜라와 관련해 사기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밀턴이 디자인한 트럭이 2015년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제조업체 리막(Rimac)의 디자이너 애드리아노 머드리에게 수천 달러를 주고 트럭 설계 도면과 가상 3D모델을 구매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또 지난 22일(현지시간) 열린 배터리 데이에서 눈에 띄는 신기술 발표가 없었다는 실망감으로 주가가 급락한 것도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장수명(백만마일), 에너지 밀도 개선, 원가 절감 등 외에도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까지도 형성되었던 상황”이라며 “다만 실제로는 제조원가 절감을 통한 배터리 가격 하락과 주행거리 향상이 주된 내용을 이루었으며 대부분 시장에서 이미 예상했던 내용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하락이라는 2차전지 산업의 발전 방향성을 재확인한 수준에 그치는 이벤트였다”며 “우려했던 테슬라의 대규모 내재화 역시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부정적인 분석만 나온 것은 아니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을 놀라게 한 신기술은 없었지만 비용 절감을 통한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면서 “이를 감안했을 때 장기적 관점에서 전기차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주가가 그간 고공행진을 이어오면서 지나치게 가격이 높다는 인식이 강했다”면서 “주가상승을 이끌어온 이벤트가 소멸된 만큼 당분간 주가는 하락 안정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