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캉스' 인파 몰리는 제주·강원 초비상

2020-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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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호텔·리조트 예약 만실 행렬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마지막 일요일인 27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1 주부 권지희(40)씨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가족과 함께 강원도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코로나19 여파에 6개월 이상을 집콕생활만 하는 아이를 위해 어렵게 호텔 예약도 완료했다. 권씨는 "강원도 호텔 예약이 힘들었다. 특급호텔은 말할 것도 없이 펜션 잡기도 어려워 한참을 검색하다 겨우 예약을 마쳤다"고 전했다.

#2 주부 김현수(44)씨는 올해 추석 연휴 제주도에 계신 부모님을 찾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 확산 우려에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정부의 권고를 따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계속 들려오는 제주지역 여행객 증가 소식에 마음이 좋지만은 않다.
김씨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명절에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하는 상황에 제주도에 인파가 몰린다니 무척 걱정된다. 고향집에 계시는 부모님 건강도, 혹시 모를 감염 확산도 모든 것이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꼭 여행을 떠나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제주와 강원도 등 주요 관광지에 여행객이 몰릴 전망이다. 정부는 혹시 발생할 감염 확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멈춤을 선택했지만, 여행에 목 말랐던 국민은 돌진했다.

연휴 기간 외출 자제를 호소하는 정부의 외침에도 국민은 스마트폰을 켜고 호텔과 여행지를 예약했다. 실제로 호텔·리조트업계에 따르면, 강원도와 제주도 호텔·리조트 예약률은 95%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장은 이미 만실이 됐다.

올해 추석 연휴는 이달 30일부터 4일까지로, 총 5일이다. 직장인의 경우 연휴 이전인 28일과 29일까지 휴가를 쓰면 최장 9일까지 쉴 수 있는 '황금연휴'다. 이에 정부는 추석 명절 기간 고향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등 감염 확산 방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강원도와 제주도 내 호텔은 이미 만실행렬이다.

제주도관광협회 등은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 동안 제주 지역에 여행객 30만여명이 방문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연휴 기간 김포공항이나 김해공항에서 출발해 제주로 가는 항공기 노선과 제주 지역 렌터카 예약률은 7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제주지역 골프장 예약도 이미 마감됐다. 제주 중문관광단지 내에 자리한 롯데·신라 호텔의 예약률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곧 만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호텔·리조트 업계에 따르면, 강원도 고성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를 비롯해 소노 호텔앤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쏠비치 삼척 등 강원지역 호텔·리조트는 이미 만실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운영하는 13개 사업장 예약률도 85%를 넘었다. 설악 쏘라노 등 일부 사업장은 만실이 됐다.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집콕생활이 길어지면서 생겨난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떨치기 위해 추석 연휴 여행을 계획하는 이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녹록지 않은 운영상황을 이어가던 수도권 특급호텔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숨 돌리기 시작했다. 

올해 객실 점유율 20% 미만까지 떨어졌던 서울 시내 주요 호텔들은 추석 연휴를 맞아 추석 연휴 기간에 즐기는 호캉스 콘셉트의 '추캉스' 패키지 상품도 대거 내놓으며 고객몰이에 한창이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현재 패키지 문의는 많은 상황이다. 아직 패키지 구매 고객이 급증한 상황은 아니지만, 여행을 코앞에 두고 예약하는 고객도 많아 추석 연휴 직전에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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