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미래에 대한 논의는 보통 기술 발전과 궤를 같이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과거에 접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과 이를 통해 만들어질 상품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산업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때문에, 새로운 기술이 미치는 영향력이 클수록 기존 산업이 직면하게 될 변화(change)의 범위가 넓어진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산업의 미래에 대한 많은 논의는 한결같이 변화 수준이 아닌 전환(transformation)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주장에서 예외가 될 수 없는 대표적인 산업 중의 하나가 건설산업이다.
고비용·저효율 산업의 하나로 평가받는 건설산업에 대한 변화의 요구는 오래된 이야기다. 특히, 제조업이나 농업 등 타 산업과 비교해 현격히 낮은 수준의 생산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이러다 보니, 건설산업은 단지 낮은 생산성을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 산업의 본질을 완전히 바꾸는 전환이 절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전환의 형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옥외 현장 중심의 전통적인 건설산업은 탈현장화(Off-Site Construction) 산업으로 변모할 것이고, 새로운 자재의 개발과 적용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높이게 될 것이다. 시설물의 생산도 상품과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통해 사업(project) 중심에서 상품(product) 기반으로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건설산업에 제조업, IT 등 비건설 분야의 기업 진출이 확대되면서 전문화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결국, 사람이 핵심이다. 기술을 요구하는 것도,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기술을 사용하는 것도 모두 사람으로부터 출발한다. 최종 사용자를 포함해 다양한 참여자가 존재하는 건설산업은 사람이 중심인 산업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건설산업의 미래라고 하면 건설 현장에서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고 드론이 떠다니는 것만을 상상한다. 산업의 미래를 만드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없다.
필자는 ‘사람이 미래다’라는 오래된 기업 광고 문구를 좋아한다.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기업을 구성하는 임직원, 즉 ‘사람’이라는 의미겠다. 그런데, 어디 기업의 미래뿐만일까. 산업의 미래도 다르지 않다. 사람이 만드는 건설산업의 미래, 제대로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