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초대형 오픈AI 언어모델 'GPT3' 사용권 독점계약…구글 AI 독주 제동

2020-09-2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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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CTO "애저 기반 AI 플랫폼 확장할 큰 기회"

AI기반 창작, 콘텐츠 요약·번역 분야 활용 유력

AI, 클라우드 시장서 구글과 경쟁 치열해질 듯

지난해 시작된 '오픈AI'와의 협력 더 긴밀해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웬만한 사람보다 뛰어난 작문능력을 보여준다고 평가되는 인공지능(AI) 언어모델 'GPT-3'의 라이선스를 독점 취득했다. 클라우드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AI 기술 수준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이는 자체 언어모델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구글과 클라우드기반 AI 분야 경쟁을 고조시킬 전망이다. 인터넷 검색, 번역 등 분야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과 인지도를 갖고 있는 구글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케빈 스콧 MS 총괄부사장(EVP)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본사 발표를 통해 "MS가 GPT-3를 독점적으로 라이선스하기 위해 오픈AI와 협력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 고객들을 위해 향상된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제공하기 위한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향상된 자연어 생성 능력으로 무장한 새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GPT-3 모델은 올해 6월 비공개 시험판으로 출시됐다. 이를 개발한 오픈AI에 일일이 신청한 기업·연구기관 소속 개발자·연구자에게 제한적으로만 제공됐다. 이는 개발자가 GPT-3 모델을 파생시켜 특정 작업에 더 특화된 AI 모델을 만들거나 이를 사용한 AI 프로그램을 만드는 용도로만 쓸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와 달리 GPT-3 모델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한 MS는 향후 GPT-3 모델을 자사 클라우드서비스만을 위한 자체 제품·서비스 개발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스콧 CTO는 이에 대해 "새로운 제품·서비스·경험을 구현하는 AI 기술을 대중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애저(Azure) 기반 AI 플랫폼을 확장할 엄청난 기회라 본다"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MS는 오픈AI와의 제휴로 언어처리 AI 분야에서 GPT-3의 뛰어난 언어생성 기술을 폭넓게 활용할 전망이다. 스콧 CTO는 △작문·작곡 △소스코드와 같은 '롱폼 데이터'의 큰 덩어리를 묘사·요약하기 △자연어를 다른 언어로 변환(번역)하기 등 작업을 GPT-3 모델의 유망 응용분야로 예를 들며 이와 관련된 MS의 기업·개인소비자용 AI 기술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AI기반 콘텐츠 생성 및 요약은 인터넷 검색, 자연어 변환은 기계번역 서비스를 위한 주요 기술이다. 모두 각국 인터넷서비스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는 구글의 유력 서비스이자 간판 상품이다. MS는 기존 자체 검색 및 번역서비스 '빙(Bing)'을 보유하고 있지만 영어권 시장의 일부만을 차지하고 있고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는 작은 편이었다.

MS는 향후 AI 경쟁에서 구글에 뒤쳐지지 않는 기술적 기반을 갖게 됐다. 특히 최근 구글이 '버트(BERT)'와 'T5' 등 양방향 자연어처리 관련 여러 평가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는 AI 모델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가운데, 다른 유형의 언어처리(자연어생성) 모델로 함께 큰 주목을 받아 온 GPT-3 모델을 활용하게 된 MS의 후속 연구 성과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MS가 향후 선보일 AI 제품 및 서비스는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구글과의 전선을 넓히고 기업·개인용 클라우드서비스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무기다. 두 기업이 시장 점유율 면에서 선두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추격하면서 확고한 2위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한층 격화된 클라우드 및 AI 분야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GPT-3는 1750억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와 3000억개의 데이터셋으로 사전학습을 거쳐 만들어진 초대형 범용 언어처리 모델이다. 주어진 단어 몇 개에 어울리는 문장·문단·글을 뚝딱 완성하거나, 논리적인 조건에 맞는 정보를 찾아 재구성하거나, 추상적인 질문에 그럴싸한 설명 또는 답을 제시할 수 있다. AI 기술·특허 연구개발 기업 오픈AI의 대표작이다.

오픈AI는 지난 2015년 12월 미국에 설립됐다. 출범 당시 비영리 법인으로 시작해 재작년까지는 주요 연구성과를 외부에 무상으로 공유해 왔다. 하지만 작년 3월부터 제한적 수익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오픈AI 리미티드파트너스(OpenAI LP)' 법인을 별도 설립하면서 완전 비영리 성격을 벗어났다. AI 연구를 위한 인건비와 시스템자원 비용 충당을 위한 행보였다.

여러 실리콘밸리의 '큰손' 투자자들과 함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 설립초기 후원기금 모금에 참여했고, 머스크 CEO는 오픈AI 공동의장직도 맡고 있다. 오픈AI 출범 초기 후원사 가운데 클라우드서비스 시장 선두기업 AWS도 이름을 올렸지만, 현재는 MS가 유력한 후원자로 급부상한 상태다.

MS는 작년 7월 오픈AI에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했다. 이어 올해 5월 MS의 퍼블릭 클라우드서비스인 애저 기반 오픈AI의 AI모델 개발 전용 슈퍼컴퓨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GPT-3 독점 라이선스 확보는 기존 양측 협력의 확장 성격을 띤다. 오픈AI가 공익성을 유지하면서 AWS·구글과 경쟁하는 MS와의 긴밀한 관계도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오픈AI 측에서도 공식발표를 통해 MS의 자체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GPT-3 모델을 사용하는 라이선스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픈AI는 MS와의 협력과 별개로 앞서 API로 내놓았던 GPT-3 모델의 제공 방식은 유지되며, 그간 그래왔듯 현재 및 앞으로 사용자들에게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API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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