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충격적인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세월호 참사 증거물로 법원에 제출된 고화질 폐쇄회로(CC)TV 복원 영상데이터를 면밀히 조사한 결과 조작의 증거가 나왔다는 것이다. 사참위는 해당 의혹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국회에 특별검사 임명을 요청했다.
사참위는 22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원인과 승객들의 마지막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CCTV 영상 저장장치 DVR (digital video recorder)의 조작을 확인하고 조작에 대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원래 있던 영상이 지워지고 새로운 데이터가 덧씌워졌다는 것이다. 사참위가 '덧씌워진 부분'이자 '조작된 부분'으로 지목한 곳은 영상이 재생되지 않고 에러가 발생했다.
사참위는 이 외에도 조작의 증거로 두 가지를 추가로 제시했다. 법원에 제출된 CCTV 복원 영상파일과 별도로 보관된 CCTV 복사본의 데이터가 다르며, DVR 본체 수거과정 역시 기록영상과 진술이 상충된다는 것이다.
사참위는 이에 대해 "영상을 재생하는 규격에 부적합한 것이 여러 파일에서 동일한 현상으로 발견됐다"며 이는 정상 파일에 일부분을 다른 파일로 덮었을 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원에 제출된 자료와 촉탁인(기업과 개인 각각 1곳)으로부터 확보한 자료가 서로 다르다는 점도 지적됐다.
DVR 본체 수거과정에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사참위는 이를 유력한 조작 증거로 지목했다.
세월호 DVR은 CCTV라인 여럿을 연결한 4개의 커넥터와 강하게 결속돼 있었기 때문에 왠만한 충격에도 분리되지 않아야 하는데, DVR이 발견된 장소는 설치 장소와 1미터 넘게 떨어져 있다는 것이 사참위의 지적이다.
DVR을 수거했던 해군이 세월호 특조위와 사참위 조사에서 설치장소에서 DVR을 발견했다고 주장했으며, 커넥터 4개도 맨손으로 분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참위가 당시 상황을 분석한 영상에는 설치 장소에서 1미터 거리에 DVR이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커넥터도 결코 맨손으로는 분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참위 측은 조작 증거가 발견돼면서 특검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사참위는 "지난해 3월 DVR 수거과정 조작 의혹에 대해 검찰에 수사요청을 했으나 전혀 이뤄지지 않다가 그해 11월 발족한 검찰 세월호 특별수사단이 이첩 받아 수사에 착수했으나 뚜렷한 진척 사항이 없다"며 국회에 특검을 요청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