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또 유찰…신라·현대百 발 뺐다

2020-09-2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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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미성립으로 인천공항 T1 전 사업권 유찰

인천공항공사, 23일 경쟁입찰로 재공고 예정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제1여객터미널(T1) 면세 사업권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또 수포로 돌아갔다.

22일 인천공항공사(공사)에 따르면, 경쟁 미성립으로 전 사업권이 유찰됐다. 롯데면세점이 2개 구역, 신세계면세점이 1개 구역에 사업제안서와 가격 입찰서를 제안했지만, 업계 2위 신라면세점과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그룹 면세점이 발을 빼면서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았다. 

이날 오후 4시 공사에 면세점 운영 계획을 담은 사업제안서와 가격 입찰서를 제출하기 막판까지 치열한 수 싸움을 벌였다. 입찰 대상은 지난 1월 1차 입찰 8개 사업권 중 유찰된 6개 사업권 33개 매장이다. 대기업 몫의 구역은 △2구역(화장품·향수) △3구역(주류·담배·포장식품) △4구역(주류·담배) △6구역(패션·잡화) 등 4개 구역이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내실 다지기를 이유로 불참했다.

신라면세점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있어 심사숙고 끝에 이번 인천공항 1터미널 재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외형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방어적인 경영을 하겠다는 의미다. 신라면세점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289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0% 줄었다. 영업손실은 무려 964억원에 달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앞선 제4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서 신세계면세점을 밀어내고 DF7(패션·기타) 구역을 확보한 만큼 무리한 베팅을 지양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올해 서울 시내면세점 2호점인 동대문점을 오픈했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도 진출, 면세사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 사업 추진 전략에 따라 당분간 신규 점포들을 안정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향후 예정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점 입찰 등을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일부 면세점의 불참은 사업권 가격을 떨어뜨리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사업권에 두 곳 이상의 입찰자가 참여해야 입찰이 진행되는데, 각 사업권을 노리는 곳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22일 오후 입찰 마감을 앞둔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 [사진=연합뉴스]

이번 입찰 성공 여부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출국자 급감으로 당장 큰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카드라고 점쳐졌다. 특히 2월 입찰 때와 다르게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줄어든 데다 10년짜리 사업권이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사는 입찰에 난항을 겪자 지난달 초 입찰 공고를 발표하면서 임대료 계약 조건을 변경했다. 기존에 고정된 임대료를 내던 방식을 매출 연동형(영업요율)으로 바꿨다. 물건을 판 만큼의 일정 비율만 내면 되는 셈이다. 공사는 공항이 정상 수요(월별 여객 수요 60%)를 회복하기 전까지 같은 임대료 조건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공사는 각 사업권 임대료 최저입찰가격(최저수용가능금액)을 1차 때보다 약 30% 낮췄다. 입찰에 나온 구역 중 규모가 가장 큰 2구역에 바뀐 방식을 적용하면 임대료가 1161억원에서 813억원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나머지 구역 절감폭은 100억~200억원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결과는 흥행 대실패로 남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사업권이 10년짜리라 눈치싸움이 더 치열했다"면서 "코로나 사태 회복 시점과 그 이후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을 계산하면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예측 불가능성이 커진 데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추가 일정 등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공사는 이르면 다음 날 재공고를 띄울 예정이다. 공사 관계자는 "23일 입찰 조건은 이번과 동일하게 경쟁입찰로 진행한다"면서 "다만 재공고이기 때문에 참가 기한은 20일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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