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택배업계 출혈경쟁, 배달원 수입 반토막…"10시간 넘게 일하는데"

2020-09-2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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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당 2위안이 1.2위안으로" 울분

파이 커지자 업체 난립, 경쟁 격화

운송비 등 고정, 배달원 몫만 줄여

열악한 근무 여건, 서비스 질 추락

[사진=CCTV 캡처 ]


중국 택배 업계의 출혈 경쟁에 배달원 수입이 반토막으로 줄었다.

알리바바 등 공룡 기업까지 유통·물류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어 과당 경쟁과 배달원들의 근무 여건 악화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21일 중국경제망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택배 배송량은 크게 늘었지만 배달원 수입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배달원으로 8년째 일하고 있는 저우(周)씨는 "하루에 배달하는 택배가 200여건으로 늘어 쉴 틈이 없다"면서도 "손에 쥐는 건 이전에 건당 2위안에서 최근 1.2위안으로 줄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배달원은 "배달비가 건당 0.4위안까지 떨어졌다"며 "회사는 휴대폰 통화 요금과 문자메시지 발송 비용을 공제한 뒤 0.25위안만 준다"고 말했다.

업계 내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된 탓이다.

택배 시장의 경우 기존 강자인 순펑·위안퉁·선퉁택배 등에 정보기술(IT) 공룡인 알리바바와 징둥까지 가세했다. 메이탄과 어러머 등 외식 배달 업체도 종합 물류 플랫폼을 표방하며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중국의 한 해 택배 배송량은 700억건에 달하고 시장 규모도 150조원 이상으로 성장했지만,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심화하면서 배달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상황이다.

중국 1위 택배 업체인 순펑의 경우 지난 7월 건당 수입이 17.87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20.96% 급감했다. 중소 업체의 하락폭은 더 크다.

한 택배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가 건당 10위안의 배송비를 낸다고 가정하면 본사가 4위안을 가져간다"며 "수거·분류·운송 비용은 거의 고정돼 있기 때문에 배달원에 돌아갈 몫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연구원의 자오핑(趙萍) 부원장은 "건당 배송비가 20% 정도 감소할 경우 배달원 수입도 10% 넘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지만, 배달원들은 너무 낙관적인 분석이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말 기준 월소득이 5000위안(약 86만원) 이하인 배달원은 전체의 75.07%로 집계됐다. 1만 위안 이상은 0.73%에 불과했다.

하루 8~10시간 일하는 배달원이 46.85%, 10~12시간이 33.69%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12시간 넘게 일하고 있었다.

근무 여건이 열악해지다 보니 서비스 수준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국가우정국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7월 택배업 서비스 품질 지수는 전월보다 31.5% 넘게 떨어졌다.

양다칭(楊達卿) 중국물류학회 연구원은 "온라인 택배 시장의 가격 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며 "배달원은 택배 산업의 초석이라 그들의 이익이 손상되면 피라미드가 안정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 연구원은 "업체들은 악성 가격 경쟁을 멈추고 배달원들에게도 이익을 분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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