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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초 사흘 만에 1조원 이상 폭증한 은행 신용대출이 하루새 2400억원 줄어들었다. 금융당국의 개입 이후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7일 현재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126조3천335억원)과 비교하면 하루 사이 2436억원 줄어든 규모다.
17일 신용대출 잔액이 큰 규모로 감소한 것은 기존 대출 상환이 이뤄진 동시에, 은행들이 신규 대출 취급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 연초에 연간 가계대출을 전년 대비 어느 정도까지 늘릴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당국에 보고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해당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부동산 규제 강화 등 상황과 맞물리며 대출이 무분별하게 늘어났는데, 최근 당국의 구두 개입 이후 은행마다 대출 심사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신용대출 관리 강화 현상은 추석 전후로 본격적 우대금리 및 한도 축소 등을 통해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오는 25일까지 금감원에 신용대출 관리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현재 은행권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거론되는 대안은 우대금리 축소 등을 통한 신용대출 금리 인상이다. 특수직(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포함)의 경우 연소득의 최대 200∼270%까지 인정되던 신용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신용대출도 기존에 연봉의 최대 1.5~2배까지 가능했던 한도를 연봉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이 대안으로 꼽힌다.
은행권은 금감원에 관리 방안을 제출하면, 25일 이후 당국이 비공식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지적하거나 기본 가이드라인(지침) 등을 제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협의가 마무리되면 본격적 관리가 시작되는데, 현재 일정상 추석 전후 신용대출 금리와 한도 등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