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증가세 꺾였다…5대 은행 대출잔액 하루만에 2400억원 감소

2020-09-20 13:31
  • 글자크기 설정

은행권, 금융당국 압박에 신용대출 총량관리 개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 강화 등으로 빠르게 불어나던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최근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시중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대출 총량 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 17일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일(126조3335억원)보다 2436억원 감소한 수치다.
 
영업일 기준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최근 일별로 보면 지난 14일 신용대출 잔액은 전일보다 5179억원 증가했다. 이어 △15일 3448억원 △16일 2735억원 등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3영업일 새 1조원 이상 급증했던 것을 감안하면 대조적이다.
 
이에 앞서 최근 신용대출 잔액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24조2747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755억원 급증했다. 이는 월 증가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은행권의 신용대출 잔액이 갑작스럽게 감소세로 돌아선 데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과 14일 각각 은행 여신담당 실무진과 임원급 회의를 개최하고, 신용대출 감축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 따라 시중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오는 25일까지 금감원에 신용대출 관리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현재 은행권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유력한 대안은 우대금리 축소 등을 통한 신용대출 금리 인상과 특수직(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포함)에게 연소득의 최대 200∼270%까지 인정되던 신용대출 한도의 축소 등이다.
 
금감원은 이어 은행권이 신용대출을 해주는 과정에서 기존 제도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집중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출 시 신용대출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최근 급증한 신용대출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다. 이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을 사려는 사람에게 DSR 40% 이하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한 사례도 확인하기로 했다. 사실상 은행권에 신용대출을 줄이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시중은행들도 최근 신용대출을 중단하는 등 총량관리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가계 대출의 급격한 증가와 신용대출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월별 신규 금액을 채널(대면·비대면)별로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점별로 월별 신규 금액 한도가 모두 소진된 경우 신규 대출 취급을 제한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마다 신규 신용대출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은행권 자율 규제 형식을 취하는 이런 신용대출 관리 노력에도 급증세가 이어질 경우 금융당국이 별도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자체적으로 신용대출을 강도 높게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