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 생산·판매 기업인 수젠텍에 대해 오버행(대량 매각대기 물량)으로 인한 주가 하락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1년 전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전환청구 시기가 가까워진 탓이다. 다만 회사 측은 발행 당시 설정한 콜옵션(매도청구권) 행사를 통해 오버행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젠텍이 지난해 9월 발행한 전환청구기간이 오는 23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CB 규모는 100억원으로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6320원이었으며 전환가능한 주식 수는 158만2278주였다. 발행 이후 수젠텍 주가가 하락하자 지난해 12월 한 차례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전환가액은 5830원으로 낮아졌다.
다만 현재 주식을 보유한 기존 주주들 입장에선 CB의 주식전환 이후 상장된 주식으로 주가가 희석될 수 있고, 차익을 노린 대량의 매물에 따른 주가 하락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환권을 행사한 CB 투자자들이 향후 주가 상승 전망을 어둡게 본다면 장내에서 신주를 팔아치울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리픽싱 이후 CB투자자들이 전환 가능한 주식 수는 171만5265주로, 현재 수젠텍의 전체 발행 주식의 12.47%에 달한다. 다만 회사 측은 CB 발행 당시 손미진 수젠텍 대표와 특수관계인 13인에 대해 사채 발행가액의 35%(35억원)에 한해 콜옵션(매도청구권)을 부여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오버행 문제는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젠텍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CB 발행 당시 콜옵션을 설정했으며,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를 전부 행사할 예정"이라며 "이 경우 시장에 출회될 수 있는 신주는 전체 발행주식의 7%가량이기 때문에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에서는 오버행 가능성을 우려하는 의견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현재 CB 투자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이긴 하지만, 일시에 전환청구권이 행사될 가능성은 적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