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 제재에 '아이폰 대체 판로 찾기'…분주한 디스플레이 업계

2020-09-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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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부터 위챗 모기업 텐센트 거래 전면금지…아이폰서 위챗 삭제될까 우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미국의 중국 때리기'의 두 번째 피해자가 될까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새 판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일부터 중국의 메신저인 위챗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가 발동될 경우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판매량이 감소할 수 있어서다. 위챗은 중국의 14억명 인구 중 12억명이 사용하는 중국판 '카카오톡'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위챗의 모기업 텐센트에 대한 거래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이 발효되는 45일 이후인 20일부터는 텐센트와의 모든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텐센트에 대한 제재가 화웨이와 같이 고강도로 시행될 경우,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위챗을 삭제해야 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중국에서도 아이폰 판매가 줄 수밖에 없게 된다. 

애플은 오는 10월 첫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를 출시할 계획이다. 애플은 아이폰12를 최대 8000만대까지 출하한다는 계획이지만, 미국의 제재로 애플의 출하량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TF 인터내셔널 증권은 위챗을 앱스토어에서 제외할 경우 전 세계 아이폰 출하량이 최대 3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큰손' 고객인 애플의 판매량 감소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아이폰 패널을 5050만개, LG디스플레이는 500만개 분량을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경우는 아이폰11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 가운데 모바일 패널 비중이 36%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TV패널 분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아이폰12 특수를 기대하던 국내 기업들에는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당초 애플의 계획대로라면 국내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약 5000만대 분량을, LG디스플레이가 2000만대 분량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새 고객사 확보로 위기를 넘는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아이폰12에 대한 수요가 중국 내에서 감소할 경우 이 자리를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브랜드가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에 나선 것이다.

이 일환으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4일부터 중국 지역에서의 마케팅과 영업망을 강화하기 위한 인력 충원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 지역 경험과 중국어에 능통한 인력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 구축과 유통 채널 운영 등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텐센트 제재가 화웨이만큼 강력하게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위챗을 제재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지자 미국 애플·디즈니·포드·인텔 등을 포함한 10여 개 핵심 기업은 백악관 관계자들에게 미국 기업들의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디스플레이업계에 대한 정확한 타격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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