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조력자' 이미경 CJ부회장, 美아카데미영화박물관 이사회 부의장 선출

2020-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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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이사회 부의장으로 선출된 이미경 CJ 부회장. [사진=CJ그룹 제공]

이미경 CJ 부회장이 미국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이사회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데드라인 등에 따르면 이미경 CJ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이사회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CJ 그룹은 영화 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국내 영화산업 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손꼽히는 이미경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은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드림웍스'에 3억 달러(약 3500억원)을 투자, 본격적으로 영화 사업에 뛰어들었고 지난 25년간 CJ그룹의 영화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국내 그룹 경영 일선에 물러나 미국서 체류하면서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봉준호 감독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 '살인의 추억' '마더' '설국열차' 등 꾸준한 투자와 응원을 보내왔다. '설국열차'의 경우 제작비만 400억원이 드는 작품으로 해외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었던 바. 이 회장이 제작비를 전액 책임지고 제작 지원에 나서며 영화가 만들어졌다.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올해 2월 미국 아카데미까지 싹쓸이한 영화 '기생충'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이 부회장은 영화의 책임 프로듀서를 도맡아 국내 투자·배급은 물론 해외 캠페인도 함께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경우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8000여명의 투표를 통해 후보작 및 수상작을 선정하기 때문에 캠페인 활동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CJ 그룹은 북미에서 '기생충'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 비용으로만 100억원가량을 썼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이 된 뒤 영화 '기생충'이 탄생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수년간 건강상의 이유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이 부회장이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와 미국 골든글로브, 아카데미 시상식에 직접 참석한 것은 영화사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으로도 해석된다.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 이미경 CJ부회장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업계에서는 CJ 그룹의 투자와 지원이 없었다면 영화 '기생충'의 쾌거 또한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간 국내 영화산업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과감히 투자해온 것이 결실을 보았다는 반응이다.

봉준호 감독 또한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CJ 그룹의 지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봉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고 "대단한 모험, 많은 예술가를 지원해준 CJ 식구에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한편 아카데미 영화박물관은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내년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개관한다.

박물관 이사회 의장은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맡았고 이사진으로는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 돈 허드슨 아카데미 CEO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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