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여권 영문이름 발음 부정확하다고 쉽게 변경 안 돼"

2020-09-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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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발음 불일치로 변경, "여권 신뢰도 저하할 수 있어"

발음이 부정확하다고 여권 영문이름 표기는 쉽게 변경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단순 발음 불일치로 변경할 경우 여권 신뢰도 저하 뿐만 아니라 여권 성명 변경 대상이 과도하게 많아질 우려 때문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이정민 부장판사)는 A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 영문 변경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여권의 로마자 성명은 외국 정부가 우리나라 여권을 발급받은 사람에 대해 출입국 심사·체류자 관리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정보"라고 밝혔다.

법원은 A씨가 성명 변경 거부는 평등원칙 위배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변경을 폭넓게 허용하면 외국에서 우리 국민의 출입국 심사와 체류 관리가 어려워지고, 결국 우리나라 여권 신뢰도가 저하될 것"이라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단순 발음 불일치를 모두 변경 사유로 정하면 여권 로마자 성명 변경 대상이 과도하게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1995년 여권에 자신의 이름에 들어가는 ‘원’을 영문 'WEON'으로 기재해 발급받았다. 이후 2018년 여권 유효기관이 만료되자 영문발음이 부정확하다는 지적을 받던 'WEON'을 'WON'으로 변경해 여권발급을 신청했다.

외교부는 'WEON' 역시 '원'의 표기로 통용되고 변경 사유인 '여권의 로마자 성명이 한글 성명 발음과 명백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반려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도 같은 사안을 심의했으나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A씨는 법적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법원은 외교부의 판단이 옳다고 보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행정법원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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