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을 분노케 한 '을왕리 음주운전 교통사고' 가해자가 카메라 앞에 섰다. 하지만 얼굴은 볼 수 없었다.
14일 오후 1시 30분쯤 인천 중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을왕리 음주운전 가해자 A씨는 호송차를 타기 전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A씨는 모자를 쓰고 얼굴을 가렸고, 검은색 롱패딩을 입어 몸까지 완전히 가렸다.
이 밖에도 10살 여아를 잔혹하게 학대한 창녕 친모 역시 고유정처럼 뒤집어쓴 노란색 후드 밑으로 머리카락을 늘어트려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취재진 앞에 나타났다.
계속되는 강력범들의 이런 모습에 사람들은 '범인에게 인권이 어디 있느냐' '마스크를 못 쓰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지적을 쏟아냈다.
특히 머리가 짧은 남성 강력범은 얼굴을 가릴 수도 없는데 여성 강력범은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다며 남녀차별 논란으로까지 변질됐다.
이에 미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머그샷(범죄자 식별용 얼굴 사진)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월 경찰청은 머그샷이나 신분증 사진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머그샷 배포에 대해 법무부는 "현행법상 가능하지만, 강력범 본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에 경찰청은 동의하지 않는 경우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에 있는 얼굴 사진을 공개하는 방안에 대한 유권해석을 행안부에 의뢰했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같은 결정에 최근 강력범들의 얼굴이 공개되고 있다.
그 시작은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인 24살 조주빈이다. 이름, 나이를 비롯해 신분증 사진도 공개됐다.
경찰은 공개 이유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 동종 범죄의 재범 방지,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해 피의자의 성명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조주빈 공범 '이기야' 이원호, 텔레그램 'n번방' 최초 개설자 '갓갓' 문형욱, 연쇄살인범 최신종 등 신분증 사진이 연이어 공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