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최전선을 지휘하고 있는 정은경 제1대 질병관리청장을 두고 때아닌 'K-국뽕'('국'가+히로'뽕'이 합쳐진 말로 지나친 국수주의를 뜻한다) 논란이 일고 있다. 한 현직의사가 온라인에 정 청장의 업적을 폄훼하는 글을 올리자 이를 둘러싼 누리꾼들의 의견이 엇갈리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자신을 정신건강의학과에 근무 중인 현직의사라고 주장한 A씨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가재는 게편이라고 의사는 비난 잘 안하는데 코로나에 정은경(청장)이 한 게 현황 브리핑밖에 더 있냐. 중국발 입국을 막았어? 마스크 중국수출을 막았어? 여행 상품권을 막았어? 임시 공휴일을 막았어?"라고 힐난했다.
일부 누리꾼은 A씨의 의견에 동조해 "처음에는 광팬이었는데 업적에 실체가 없다는 데 동의한다"(Seu****), "정부의 방역이 영웅적이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국민 세뇌 작업"(sam**), "영웅이 있다면 마스크 잘 쓴 국민들"(4fr***) 등의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다.
정 청장을 폄하하는 글이 퍼져나가자 상당수 누리꾼들은 해당 글을 작성한 의사와 이에 동조한 누리꾼을 '의베'(의사+일베(극우성향 보수단체 회원을 일컫는 말)를 합친 말), '보수XX'이라고 비난하며 정 청장을 옹호하고 있다.
코로나 2차 대유행의 시발점이 된 8·15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던 보수단체들은 정은경 청장을 살인죄 등으로 고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15일 현재 SNS에는 정 청장을 옹호하며 응원의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정 청장이 지난 6월 코로나 2차 대유행을 우려하며 정부에 방역 강화를 요청한 사실을 상기시키는 다수의 기사도 함께 링크됐다.
누리꾼들은 "코로나 테러집단 외에는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인사"(oo***), "까방권 서열 1위"(So******), "정 청장이 브리핑하는 동안 당신은 코로나 방역을 위해 무엇을 했나"(Tw****), "영웅이고 아니고는 언론이 만든 거지, 그게 부럽다고 브리핑 말고 한 게 없다고 말하는 인간의 심리는 무엇인가요"(gu***) 등의 글을 올렸다.
감염학자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교수가 최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정 본부장을 과거 모습을 회상하며 발언한 내용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 교수가 "그분(정은경)이 2011년 만성질환센터장 할 때부터 뵀다. 청와대에서 처음 본부장 제의받았을 때, 제게 고민을 말씀하셨다. 너무 책임이 큰 자리라 두렵다고. 그때 놀랐다. 남자 공무원은 야망이 앞서서, 일단 수락하고 카리스마로 휘어잡는데. 이분은 책임질 생각부터 하시는구나"라고 말했다. 해당 내용은 SNS 상에서 수천명의 누리꾼이 공유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교수는 "정 본부장 리더십의 핵심은 ‘책임감'", "국민들은 정 본부장의 투명성을, 전문가들은 그분의 전문성을 높이 산다" 등 코로나 방역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정 본부장의 업무능력을 치켜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