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이 화웨이와 ZTE에 이어 중국의 대표적 반도체기업인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증시가 하락하면서 잘나가던 중국펀드에 제동이 걸렸다. 이달 초 3400포인트 웃돌던 상하이 종합지수가 2주 만에 3200선으로 폭락하면서 수익률이 약화되고 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일 기준 중국펀드 171개의 평균 1주일 수익률은 -5.65%다. 지난달 초만 해도 중국 펀드 1주일 수익률은 4.03%였지만 한 달 새 수익률이 급감했다. 1개월 평균 수익률도 지난달 초 기준 8.80%에서 -1.12%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1년 평균 수익률도 31.55%에서 23.17%로 크게 약화됐다.
중국펀드의 수익률 하락은 중국 증시의 하락 탓이다. 미·중 무역 분쟁 이슈로 중국 주식시장의 기간조정이 길어지고 있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 10일 기준 3260.35으로 9월 초보다 4.4%나 급락했다. 8월 이후 중국본토 상해지수, CSI300과 홍콩H 증시는 각각 -1.5%, -1.4%, -2.9%의 약보합 국면에 머물러 있는데,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격화되는 미·중 분쟁의 부담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에도 중국 증시에 대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은 우호적이다. 업계에서는 미·중 분쟁 이슈는 주가 반등의 속도제어 요인은 될 수 있으나 지수 흐름의 방향성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경제제재 효과가 제한적인 데다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보고 있다. 꾸준히 중국 증시가 우상향을 그린다고 전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미·중 무역 분쟁은 단기적으로 미·중 무역 합의 이행과 빅테크 분쟁으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조정은 있을 것이지만 지난해 관세전쟁의 영향보다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 회복 사이클, 풍부한 유동성 환경,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 등으로 하반기 중국 증시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 들어 중국 실물지표는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고 있고 상반기 공급(산업생산) 정상화에 이어 무역지표와 소비지표의 회복이 나타나고 있어 증시도 반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지난주 중국의 코로나19의 종식 선언 역시 중국 정부가 코로나 상황이 안정세에 진입하였다는 자신감을 나타내면서 10월 국경절 소비시즌을 앞두고 경제활동 정상화를 기대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