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외교당국이 국장급 실무 협의체인 '동맹대화(가칭)'를 신설, 다양한 동맹 현안에 대해 수시로 점검하고 공조하기로 했다.
11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1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외교차관 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 전반 및 한반도 문제, 지역 정세 등 다양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당초 한 시간가량 예정됐던 이날 회담은 두 시간을 넘겨 끝마쳤다.
북·미 대화가 교착에 빠지고 미·중 갈등도 나날이 심화하는 등 여러 현안에 있어 한·미 간 소통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차관과 비건 부장관은 이번 협의에서 지난 70년간 한·미 동맹이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 역할을 강력하게 해 왔음을 평가하고, 지난 3년간 한·미 정상이 다져온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협력과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특히 양 차관은 한·미 외교당국 간 국장급 실무 협의체인 동맹대화를 신설하는 데 공감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동맹 현안에 대해 상시적으로 점검하고 공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동맹대화는 한·미 워킹그룹과 별개의 협의체로, 워킹그룹과는 상이한 주제를 다룰 예정으로 전해졌다. 앞서 양국은 지난 2018년 남북 협력과 관련한 제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미 워킹그룹이라는 소통 채널을 마련했다.
이르면 내달 중 1차 회의를 개최, 정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차관은 또 비건 부장관과의 회담 이후 이어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당면한 제11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 관련, 양국이 공평한 분담을 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협상의 의미 있는 진전을 위해 양국 협상대표뿐 아니라 양 차관 간에도 계속 긴밀히 소통을 통해 상호 간 이견을 좁혀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부 사항은 양국 방위비 협상 대표가 협의하되, 정무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항은 차관 간에 해결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양 차관은 또한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남북,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최 차관은 비건 부장관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끈기를 갖고 노력하고 있는 것에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 양국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외교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적극 공조해 나가자고 했다.
이에 비건 부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이외에도 양 차관은 지역 정세 및 글로벌 차원의 상호 관심사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으며 양국 간 역내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최 차관과 비건 부장관은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수시로 소통하면서 한·미 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최 차관은 비건 부장관 방한을 초청하고 한·미 고위급 교류를 이어나가자고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는 "이번 최 차관의 방미는 지난 7월 7~9일 2박 3일간의 비건 부장관의 방한 이후 2개월 만에 추진된 것"이라며 "한·미 간 고위급 대면외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