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뜨거워진 가운데 NH투자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관 실적 1위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SK바이오팜의 흥행 성공으로 현재 1위 자리를 꿰찬데다 하반기 '대어'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도 기다리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 중 주관을 맡은 공모 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NH투자증권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은 공모 총액은 1조1389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하반기 IPO 일정이 남았지만 이미 지난해 연간 공모총액(1조3175억원)에 근접했다.
NH투자증권은 주관 건수는 7건으로 미래에셋대우(9건)에 이어 2위였지만, 대표 주관을 맡았던 SK바이오팜에 31조원의 자금이 몰리며 1위 자리를 굳히게 됐다. SK바이오팜 이외에도 5G 부품업체 와이팜, 2차전지 설비 제조사인 에이프로, 의약품 제조업체인 위더스제약, 온라인리서치기업 마이크로밀엠브레인 등의 주관을 맡았다.
IPO 시장 1위 다툼이 비교적 치열하게 이어졌던 최근 추세와 달리 올해는 큰 폭으로 차이를 벌리며 일찌감치 선두를 굳히는 모양새다. 지난해에는 9442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과 경쟁을 벌였다.
올해 한국투자증권은 6개사, 154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2차전지 제조 기업인 티에스아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신도기연, 바이오기업 에스씨엠생명과학, 의류업체 더네이처홀딩스,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업인 솔트룩스 등의 상장을 주관했다.
오늘 상장 예정인 카카오게임즈 실적은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전체 공모자금이 3840억원인 점, 삼성증권과 공동 주관으로 참여한 점 등을 고려하면 격차가 짧은 기간에 좁혀질 가능성은 적다.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두 회사가 같이 참여하기 때문에 상장주관 실적 경쟁과는 무관하다.
NH투자증권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다른 국내 증권사들 또한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대우가 3063억원으로 NH투자증권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한금융투자(1672억원), 유진투자증권(1210억원), 대신증권(758억원), 삼성증권(748억원)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