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사진=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방역당국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키트에 대한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7일 충북 오송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인플루엔자 동시진단 키트 개발 상황과 관련해 “현재 몇 개 기관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는 의심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이를 감별하는 것이 이번 가을철 코로나19 방역 대응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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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인플루엔자 유전자 증폭(PCR) 검사법은 이미 정립돼 있고, 코로나19 역시 검사법이 정리돼 있는데 이를 각각 하면 시간이 좀 더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한 검체로 동시에 PCR 검사를 할 수 있는 검사법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며 “단점은 아마 비용 문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식약처 허가가 진행되면 그 시약을 우리가 도입해 동시 진단키트 검사를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도입 시기나 수가 등에 대한 부분을 협의·진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인플루엔자와 코로나 동시 유행을 대비하기 위해 1900만명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무료지원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오는 8일부터 생후 6개월 이상~만 9세 미만 어린이 가운데 생애 처음으로 예방접종을 맞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작한다.
정 본부장은 “예방접종 대상자가 늘었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하도록 분산 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안전한 접종을 위해 대상 연령별로 접종 시작 시점을 분리해 순차적으로 시행한다”고 했다.
한편,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3일 만에 두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이날 0시 기준 수도권의 일일 확진자 수는 78명(서울 47명·경기 30명·인천 1명)이다. 8월 중순 이후 시작된 재유행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로 다소 가라앉은 모습이다. 수도권 확진자 수는 8월 15일 145명으로 100명을 넘어섰고, 같은 달 23일 294명까지 치솟았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등 조치의 결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이달 7일 1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전국 일일 확진자 수는 119명으로 닷새째 100명대를 유지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정 본부장은 “하루 300~400명의 환자가 있었던 8월과 비교하면 확산세는 꺾인 양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월요일은 주말 동안 검사건수가 일부 줄어든 영향도 있어서 오늘(7일) 통계만으로는 확산세가 진정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유행 차단에 방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을 현재 21%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목표치인 5% 미만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방역관리를 해나갈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지금의 감소추세를 더욱 빠르게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이번 주에도 집중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 주시기를 거듭 요청드린다”며 “특히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감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가족과 보호자분들이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