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뛰어든 강남 김여사] 수익성·안정성 높은 대형주 선호…해외주식 투자에도 적극적

2020-09-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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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사태 이후 되레 달아오르는 주식시장에서 '강남 김여사'는 어떤 종목을 담고 있을까. 답은 국내와 해외 주식시장을 가릴 것 없이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였다. 덮어놓고 시장에 뛰어들기보다는 안정성·수익성에 고르게 무게를 두고 저가매수에 나선 것이다. 근래 들어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김여사 삼성전자·카카오·LG화학 '최애'

주요 증권사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지점 프라이빗뱅커(PB) 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0~60대 여성 고객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카카오, LG화학을 비롯한 대형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강남권 PB 가운데 15명은 30~60대 여성 투자자 선호종목으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LG화학·카카오가 나란히 11명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3명으로부터 표를 얻었다. 설문조사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하이닉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SK케미칼, 제넥신(코스닥)도 한 번씩 언급됐다.

실적 방어력뿐 아니라 안정성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어닝시즌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순이익이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기록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했다.

과거 전문가 말만 믿고 돈을 굴리던 자산가는 이제 보기 어렵다고 한다. 특히 최근 몰려드는 강남 30~60대 여성 투자자는 금융상품보다 직접 투자를 더 좋아한다고 했다. 이제는 단타매매에 치우치기보다는 길게 바라보는 장기투자 고객도 늘었다. 이다솔 메리츠증권 강남8센터 차장은 "주식을 직접 공부하고 물어보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했다. 
 
◆해외주식 투자 늘리는 '원정 김여사'

최근 투자 트렌드 변화에 대해서는 '해외주식'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았다. '해외주식 거부감이 축소됐다', '미국주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해외주식 문의가 이어진다', '해외주식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설문조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주식시장 종목으로 꼽힌 것은 테슬라와 아마존이다. 이와 함께 시장 주도주(2차전지·전기차·IT)를 선호한다는 답변도 나왔고, 금 관련상품을 선호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PB도 적지 않았다. 

이외에 투자 특징으로는 공모주, 비상장주식에 대한 큰 관심을 나타낸다는 답변이 많이 나왔다. 또 이슈나 정책성 호재가 강한 업종, 종목, 자산에 관심이 많다는 답변이 있었다. 박경연 신한금융투자 강남TFC센터 PB는 "최근 주변 지인으로부터 종목을 미리 듣고 문의해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부동산만 좇던 강남 김여사가 주식시장으로 갈아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는 갈수록 수위를 높여 가는 부동산 규제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한 서초 PIB센터 PB는 "개인의 투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여사 최애종목 10곳 '3배' 뛰었다

강남권 30~60대 여성 고객이 많이 사는 10개 종목 주가는 올해 주식시장이 연저점을 기록한 3월 19일부터 이날까지 평균 179%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64%)와 코스닥(105%) 상승률을 감안해도 두드러지는 성과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기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SK케미칼이다. 회사 주가는 3월 19일 이후 이날까지 5만6700원에서 39만4000원으로 무려 595% 가까이 뛰었다.

다음으로는 같은 기간 코스닥 상장사인 제넥신(308%) 주가가 많이 올랐고, LG화학(213%), 카카오(293%), 현대차(158%), 셀트리온(118%), 삼성바이오로직스(112%)도 주가가 세 자릿수대 상승했다.

이어 지난 7월 2일 상장한 SK바이오팜 수익률도 51%에 달했다. 삼성전자(32%)와 SK하이닉스(14%)는 같은 기간 시장 수익률을 밑돌았지만, 절대적인 측면에서 두 자릿수대 수익을 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개미(개인 투자자)를 따라 주식을 사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증시는 개인들이 매수하는 종목이 더 상승하고, 올라가는 종목은 더 올라서 주도주가 명확해지는 장세"라며 "개인 주도장세인 3월 말부터 현재까지 개인들이 사는 종목군이 기관들이 사는 종목군보다 성과가 더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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