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이겨라” 경영권 분쟁에 미소짓는 주주들

2020-09-0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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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종목들이 늘어나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진칼이 경영권 분쟁으로 주식 매수 경쟁이 일어나면서 장기간 주가 상승이 이어진 후 주식시장에서 경영권 분쟁은 주가 상승의 시그널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 6월 29일 전거래일 대비 9.87% 오른 1만2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상승 배경은 조양래 회장이 그룹 보유 지분 전량을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매각했기 때문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은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이 19.32%, 차남인 조현범 사장 19.31%로 엇비슷했다. 하지만 조 회장의 지분 매각으로 조 사장이 42.9%를 보유한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형제 간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실제 지난 7월 29일 조 사장의 누나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자,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는 1만475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장남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아버지 조양래 회장의 건강 상태 진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누나편을 들자 주가는 재차 상한가를 기록하며 1만760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주가는 조정이 이뤄지면서 1만5400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코스닥 상장사인 KMH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가 지분 약 25%를 확보해 2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KMH 주가는 지난 1일 20% 넘게 뛴 뒤 2일 14.51% 하락하기도 했으나 3일 키스톤 측이 주식 매수사실을 공시하면서 장 중 한때 1만255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주가는 24.74% 급등한 1만250원으로, 4일에도 장 중 1만41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날 종가는 8.30% 오른 1만3050원이다.

앞서 유진투자증권도 경영권 분쟁설이 불거지며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종텔레콤은 4월 15일 유진증권 주식 483만주를 사들인 뒤 16일에도 7만7000주를 매수하며 5% 지분공시 보고의무가 발생했다. 이후 8월 5일까지 주식을 매수하며 보유지분을 7.23%까지 늘렸다. 4월 29일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공시일은 23일이지만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이 과거 증권사를 인수한 이력이 있어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언급되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

이외에도 롯데지주와 한진칼 등은 현재도 경영권 분쟁 불씨가 남아 관련 소식이 알려질 때마가 주가는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주의 주가 상승 이유는 경영권을 두고 대립하는 세력들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주식 매입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주의 경우 회사의 성장과 큰 관련이 없다”면서 “일종의 테마 성격이 강해 주가가 급등한 뒤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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