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AI 모델 GPT-3, 다음달 유료화된다

2020-09-0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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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연구 비영리법인 '오픈AI', 최신 언어처리 모델 과금체계 공개

제한적 영리법인 설립 이어 AI연구 자금 확충 위한 움직임 확대

코딩, 작문 등 다양한 재주를 선보인 인공지능(AI) 언어모델 'GPT-3'의 판매 가격이 책정됐다. AI 관련 연구 결과물을 무료로 공개해 온 GPT-3 개발 법인 '오픈AI(Open)'가 추후 안정적 연구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최신 언어 모델을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 만든 것이다.

4일 그원 브란웬 오픈AI(OpenAI) 연구원은 미국 인터넷커뮤니티 '레딧' 게시판에 다음달 출시하는 오픈AI의 GPT-3 모델 API의 시험판 가격을 제시했다. 다만 그 제공 방식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수시 판매하는 일반 클라우드서비스와 달리, 이 API는 여전히 별도 신청을 받아 제한적인 사용자에게만 접근이 허용된다. 접근 권한을 얻은 이들은 이 API에 접근해 텍스트를 처리하고, 그 사용량에 따라 이를 개발한 오픈AI 측에 금액을 지불하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7월 비공개 시험판 무료 제공→10월부터 비공개 시험판 유료 판매

앞서 GPT-3 모델은 2개월간 무료로 쓸 수 있는 비공개 시험판으로 지난 7월 11일 출시됐는데, 새로 책정된 가격은 이 기술이 다음달 1일부터 유료 비공개 시험판으로 바뀌면서 적용될 예정이다. 기존 무료 비공개 시험판 사용자들도 이 날짜 이후 새로 책정된 가격 체계의 구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제시된 GPT-3 모델 API 시험판의 가격 체계는 제공하는 사용량에 따라 '탐색(Explore)', '창작(Create)', '건축(Build)', '확장(Scale)' 등 4개 구간으로 나뉜다.

탐색은 과금을 적용받지 않는 무료 구간이다. 사용자는 토큰(token) 10만개 또는 체험기간 3개월 중 먼저 만료되는 쪽을 적용받는다. 쉽게 말해 무료로 토큰을 최대 10만개까지 쓸 수 있고, 이를 다 쓰지 않을 경우 3개월간 무료로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창작은 월 100달러(약 12만원)짜리 구간이다. 사용자는 이 구간에서 1개월간 토큰 200만개를 쓸 수 있고, 이를 소진하면 추가 토큰 1000개당 8센트를 내면 된다.

건축은 월 400달러(약 48만원)짜리 구간으로, 창작 구간보다 4배 비싸다. 사용자는 이 구간에서 1개월간 토큰 1000만개를 쓸 수 있고, 이를 소진하면 추가 토큰 1000개당 6센트를 내면 된다.
 

오픈AI 웹사이트 GPT-2 공개 페이지. [사진=오픈AI 웹사이트]


확장은 정액제 구간이 아니다. 브란웬은 이 구간에 대해 "우리에게 연락하라(Contact Us)"고만 썼다. 앞서 책정한 과금 체계 구간보다 훨씬 많은 사용량을 필요로할 경우 별도의 계약을 맺는 방식일 것으로 보인다. 개발자들은 이 구간을 사용해야만 모델의 파라미터를 미세조정(fine-tuning)할 수 있다.

브란웬은 이 과금계획과 함께 제시한 예상질의답변(FAQ)에서 '토큰 200만개'가 대략 텍스트 문서 3000쪽(pages) 분량이라고 밝혔다. 그는 "셰익스피어 전집이 단어 90만개 또는 토큰 120만개 분량"이라고 덧붙였다. 이 가격은 AI 앱을 취미로 개발하려는 개인에겐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이날 온라인IT미디어 더넥스트웹은 오픈AI의 GPT-3 시험판에 책정된 가격을 보도하면서 "오픈AI가 자랑스러워하는 AI 도구를 사람들이 '거의 모든 영어 작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예상 가격 책정 계획을 공개했다"며 "하지만 이를 사용해보고 싶다면 돈을 태워야 한다"고 표현했다.
 
GPT-2 후속으로 개발된 GPT-3, 온갖 언어처리 작업 능수능란

GPT-3는 작년 2월 공개된 'GPT-2'의 후속 버전이었다. GPT-2는 웹페이지 800만개의 데이터셋으로 15억개의 파라미터를 활용해 학습한 언어처리 모델로, 주로 문장을 생성하는 데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등장 초기 주어진 단어 몇 개로 사람이 쓴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만큼 정교한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는 솜씨를 보여줘 주목을 받았고, 이를 만든 오픈AI조차 GPT-2의 성능을 제한한 버전을 우선 공개하고 나중에야 온전한 버전을 내놓았다.

이어 올해 6월 처음 소개된 GPT-3는 1750억개 파라미터로 데이터셋 3000억개를 사용한 사전학습을 통해, 여러 언어처리 벤치마크에서 높은 점수와 성능을 기록하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이 모델의 비공개 시험판으로 일반 언어처리뿐아니라 웹페이지 생성, 데이터 분석, 마케팅콘텐츠 작성, 의학·물리학·수학 질문 답하기, 프리젠테이션 작성 등을 다양한 분야의 작업을 자동화한 결과물이 쏟아졌다.

GPT 시리즈를 개발한 오픈AI 측은 "이 API를 통해 사용자(AI 개발자)가 몇 가지 예시만 사용하거나 영어로 특정한 작업을 지정해 의미론(semantic) 검색, 요약, 정서(sentiment) 분석, 콘텐츠 생성, 번역 등 모든 언어 작업에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I연구 성과 공유해온 비영리법인이 상업적 제품 내놓은 이유

오픈AI는 지난 2015년 12월 미국에서 AI 기술과 특허를 연구개발하는 비영리 법인(OpenAI Inc.)으로 설립됐다. 설립 당시 샘 알트먼(전 와이콤비네이터 사장), 일론 머스크(테슬라, 스페이스X 설립자), 리드 호프먼(링크드인 공동창업자), 제시카 리빙스턴(와이콤비네이터 공동창업자), 피터 틸(페이팔 공동창업자), 아마존웹서비스, 인포시스, YC리서치가 오픈AI 후원기금 모금에 참여했다. 이들 가운데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먼이 오픈AI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오픈AI는 GPT-2를 공개한 직후인 작년 3월 제한적 영리활동을 할 수 있는 '오픈AI 리미티드파트너스(OpenAI LP)' 법인을 설립해 기존 완전 비영리법인의 성격을 벗어났다. 당시 오픈AI는 이런 변화의 배경을 "컴퓨팅 및 인재에 대한 투자를 빠르게 늘리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오픈AI의 제한적 영리법인 설립과 GPT-3 모델의 유료화는 AI 모델 연구에 필요한 유능한 인재의 인건비와 고가의 컴퓨팅 자원에 치르는 비용을 일정 부분 충당하기 위한 선택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런 오픈AI의 새로운 후원자를 자처하고 있다. 작년 7월 오픈AI에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했고 올해 5월 자사 클라우드서비스 애저 기반으로 오픈AI의 AI 모델 개발 전용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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